[인터뷰]허비 행콕과 '1+1'앨범 낸 웨인 쇼터 단독 전화 회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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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웨더 리포트 (Weather Report)' - . '좋아좋아' 로 인기끈 국내그룹 '일기예보' 의 영어명이 아니다.

70년대 재즈에 록.펑크.라틴음악등 전자음악을 섞어 '블랙마켓' '헤비웨더' 등 멋진 퓨전재즈음반을 남긴 기념비적 그룹이다.

웨더리포트는 멤버간 견해차이로 85년 해산해 아쉬움을 샀지만 리더격인 웨인 쇼터 (63)가 뛰어난 곡해석력과 색소폰 실력으로 그래미상을 3차례나 수상하면서 영원한 신화로 남게됐다.

웨인 쇼터는 63년 재즈의 대가 마일즈 데이비스 밴드에서 음악을 시작, 지금은 현존하는 가장 뛰어난 색소폰 연주자의 하나로 꼽힌다.

그는 최근 데뷔 시절부터 데이비스 휘하에서 함께 지내온 키보드의 달인 허비 행콕과 '1+1' 이라는 첫 합동음반을 내 세계재즈팬들을 들뜨게하고있다.

국내에도 발매된 '1+1' 을 계기로 현재 이탈리아 순회공연중인 쇼터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 새 음반은 여러가지 면에서 기념비적이다.

무엇보다 두 재즈달인이 처음 만난지 34년만에 한데 뭉쳐 피아노.색소폰 두 악기만으로 다양하고 환상적인 사운드를 창출했다는 것이 놀랍다.

이같은 음반을 만든 아이디어는 무엇인가.

"우리는 각자 악기 하나만으로 '삶의 본질' 을 표현하려 했다.

오케스트라나 다른 악기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고 말이다.

그러나 녹음과정에서 음악은 가끔은 복잡해야 한다는 것도 깨달았다.

그래서 느닷없이 기교를 부려보기도 했다.

그 결과 이 음반은 단순하고도 복잡한, 즉 음악 그자체를 위한 음반인 동시에 인간의 혼을 담은 음반이 되었다고 자평한다."

- 둘의 스승격인 마일즈 데이비스에 대한 헌정음반이란 얘기도 있는데. "그보다 의미가 넓다.

삶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표현하려했다는 것이 정확하다.

삶의 영원성, 비의 (秘意) , 결코 잘라서 볼 수없는 삶의 유기적 측면들, 하나의 삶은 결코 끝나지 않고 다른 삶에 전염된다.

이런 개념을 말하려했다."

- 수록곡중 특별히 마음에 드는 곡이 있나. "이 음반은 테피스트리 (양탄자) 처럼 모든 곡이 얽혀 하나를 이루고 있다.

곡 중심으로 듣지 말고 음반전체의 흐름을 중시해야 한다."

- 행콕과 연주는 여러번 같이했지만 음반은 처음인데.

"공연에선 나와 행콕 사이에 누군가 항상 끼어 있었다. 그러나 행콕의 집 거실에서 이 음반을 녹음한 7일동안 우린 완전히 둘뿐이었다.

그런 환경이 우리에게 어떤 명징한 감정을 안겨주었고 그것이 음반에 녹아들었다.

흔치 않은 경험이었다."

- 음악인으로 행콕을 평가한다면.

"음악적 면에서 그는 무한한 다양성을 갖고있다.

어떤 화음도 능란하게 잡아 내 제것으로 만드는 마법의 건반주자다.

그러나 그전에 무엇보다 그는 나의 가장 오랜 친구다."

- 행콕과 8월중 한국에서 공연한다는 소식이 있었는데 잠잠하다.

"그건 내 매니저에게 물어라. 우리는 그가 전화해 오기만 기다린다 (웃음) .사실 한국팬들이 우리의 공연을 몹시 원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매니저에게 한국방문을 심각하게 고려하라고 말하겠다."

- 영향받은 음악인을 알려달라.

"수없이 많다.

그레고리안 성가부터 몬테베르디같은 유럽작곡가, 늙은 인디언의 노래, 록키산맥의 곰 울음소리, 아프리카와 아시아음악. 아, 한국음악도 있다."

- 한국음악? 구체적으로 무슨 음악인가.

"아내가 한국인인 친구로부터 건네 받은 음반인데 이름은 모르고, 전통음악인 것 같다.

처음엔 할리우드 영화에서 흔히 차용하는 아시아음악같았지만 잠시후 훨씬 강렬한 필 (느낌) 이 왔다. 한번 연구해 볼 음악이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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