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內 '조순 사람들' 착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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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조순 서울시장의 대선출마가 기정사실로 굳어지자 국민회의내 '조순 사람들' 은 당혹감과 함께 착잡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95년 서울시장 선거전에서 趙시장 당선을 위해 발벗고 뛰었던 이들은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며 아연해 하는 모습이다.

당내에서는 '국민회의 불참에 이은 두번째 배신' '학자로서 염치도 없다' 는 등의 비난이 터져나오지만 이들은 공개적인 비난도 못하고 있다.

지난주 趙시장과 장시간 독대, 출마를 만류했던 김민석 (金民錫) 의원은 "9개월의 시정공백에, 趙시장이 받을 상처를 생각하면 인간적으로 걱정이 앞선다" 고 털어놨다.

또다른 의원은 "정권교체에 실패한다면 趙시장은 역사적 책임을 면치못할 것" 이라고 우려했다.

"그분의 순수한 마음은 인정하지만 결국 민주당 위기를 趙시장 영입으로 모면해보려는 세력들에 의해 이용만 될뿐" 이라고 걱정했다.

서울시장 선거당시 조순캠프에 참여했던 인사들은 아직도 여럿이다.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정대철 (鄭大哲) 부총재를 비롯, 이해찬 (李海瓚).김원길 (金元吉).김영환 (金榮煥).정한용 (鄭漢溶) 의원등이 기획및 홍보.언론지원등의 중책을 맡았었다.

이밖에 김영배 (金令培) 국회부의장, 조세형 (趙世衡).한광옥 (韓光玉) 부총재및 배기선 (裵基善).고영하 (高永夏).한기찬 (韓基贊).이준형 (李俊炯) 위원장등도 적극적으로 趙시장을 도왔었다.

한 의원은 "잘 될 수도 있었는데…" 라며 趙시장의 국민회의 전당대회 참석등에 얽힌 비화를 소개하며 아쉬워했다.

중.고.대학 후배이자 제자이기도 한 김원길정책위의장은 "대선 당선이 목적이라면 진작에 나왔어야 했는데 야권분열의 멍에를 쓰고 나올 명분이 없지 않겠느냐. 터놓고 진지하게 얘기해 보겠다" 고 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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