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한국 돌풍…더 센 소렌스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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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시현이 17번홀에서 버디퍼트를 놓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엘로드 제공]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철옹성의 명성을 재확인했고, 박지은(25)은 막판 추격전을 3위로 아쉽게 마감했다.

하지만 그 틈을 타 안시현(20.엘로드)이 2위에 올랐고, 코리아 돌풍은 또다시 재현됐다.

소렌스탐이 14일(한국시간)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듀폰 골프장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두번째 메이저 대회인 맥도널드 LPGA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합계 13언더파. 이 대회 2년 연속 우승을 달성한 소렌스탐은 이로써 시즌 4승과 함께 상금 랭킹, 다승 및 올해의 선수상 부문 1위를 달렸다. 통산 52승째이자 메이저 7승째다.

우승은 놓쳤지만 최종일 그린은 한국 여자 골퍼들의 무대였다. 박희정(24.CJ)이 공동 4위, 재미동포 김초롱(20)이 공동 6위, 강수연(28.아스트라)이 공동 8위에 올라 모두 5명이 톱10에 들었다.

파5의 16번홀. 안시현에게 두타 차로 쫓기던 소렌스탐은 티샷한 공이 페어웨이 왼쪽의 11번 홀 러프에 빠지면서 위기를 맞았다. 국내 골프장이었다면 오비(OB.아웃오브바운스) 위치였다. 그러나 소렌스탐은 16번홀 페어웨이를 향해 샷을 하는 대신 바로 옆에 있는 11번홀의 티잉 그라운드를 향해 두번째 샷을 했다. 이어 11번 홀 페어웨이에서 약 70m 거리의 16번 홀 그린을 향해 웨지샷을 했다.

아슬아슬하게 나무숲을 넘어간 공은 백스핀까지 걸려 컵 1m 거리에 멈춰섰다. 신기의 샷이었다. 소렌스탐은 침착하게 버디퍼트를 성공시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안시현의 분전도 돋보였다. 3라운드에서 2언더파를 쳐 공동 7위로 올라간 뒤 최종 라운드에서는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잡아내 단독 2위로 경기를 끝냈다. 안시현은 신인왕 포인트도 160점을 보태 송아리(18.빈폴골프).전설안(23) 등 경쟁자들을 큰 점수 차로 따돌리고 독주에 나섰다.

안시현은 "36홀 경기는 처음이라 무척 피곤했지만 메이저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기쁘다"면서도 "역전을 노리고 공격적인 플레이를 했는데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올해 대회는 폭우로 2라운드가 순연되면서 이날 3, 4라운드를 한꺼번에 치렀다. 소렌스탐은 3라운드에서 7언더파를 몰아쳐 2위와의 간격을 6타차로 벌리며 우승을 예고했다. 박세리(27.CJ)는 공동 17위에 머물렀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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