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자민련 총재, 강원도 표밭다지기 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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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김종필 (金鍾泌) 자민련총재가 1일 대통령후보 지명후 처음으로 '대선기획순행 (巡行)' 에 나섰다.

전국 곳곳을 찾아가게 될 이 순행의 프로젝트명은 '대중속으로' . DJP후보 단일화니, 보수대연합이니 하면서 자체적인 집권의지가 미흡한게 아니냐는 안팎의 지적에 따라 '표밭' 을 널리 가꿔 독자출마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게 이 프로젝트의 목표다.

첫 행선지는 강원도 춘천. 춘천MBC.강원도민일보 주최 토론회 녹화→최각규 (崔珏圭) 강원지사와 요담→만화축제 관람→인제군청 보고 청취→강변가요제 참관. 金총재는 이들 다채로운 행사를 통해 지역 정치인.학부모.청년층과 접촉하고 민생현안을 챙기는 모습을 선보였다.

崔지사의 탈당 8개월만에 이뤄진 만남에서 崔지사가 먼저 "너무 오래 못뵈어 죄송하다" 고 하자 JP는 "이심전심 (以心傳心) .얼굴만 봐도 통하는데 그런 소리 할 것 없다" 며 반겼다.

45분간 면담이 끝난 뒤 崔지사는 "아무리 민선자치 시대라지만 우리 현실이 지사가 정치인의 길을 가기엔 너무 멀다.

지사는 또 법체계상 행정관료로서 선거운동을 할 수 없게 돼 있다" 고 밝혔다.

12월 대선까지 어떤 정치적 입장도 선언하지 않을 뜻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崔지사는 金총재로부터 재입당 제의를 받은 바 없다고 잘라 말했다.

崔지사는 "金총재도 '도지사가 행정하는 자리고 도정에 전념하겠다는 崔지사의 원론적인 생각을 양해한다' 며 웃는 낯으로 대했다" 고 전했다.

崔지사를 다시 당으로 끌어들이는데는 실패했지만 적어도 崔지사에게 인간적인 '빚' 을 확인시킨 셈이다.

金총재는 이어 댐공사 반대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인제군을 찾아 댐공사 반대의사를 밝히고 협조를 약속했다.

대선유세를 앞둔 사전답사 같은 분위기마저 풍겼다.

이날짜 강원도민일보.강원일보등 지역신문은 金총재와 崔지사의 만남을 주요기사로 다루고, 金총재의 강원도 방문에 맞춰 여야 세후보의 강원도관 (觀) 을 점검했다.

'대중속으로' 프로젝트의 다음 일정은 4일 충북청원군오창면의 '테크노빌 (기술도시)' 건설현장 방문으로 잡혀 있다.

金총재가 일련의 순행에서 얼마만큼을 챙길지는 아직 미지수다.

춘천 =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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