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에만 지하철로 4명이나 사망

중앙일보

입력

하루에 4명이나!

주말인 14일 하루에만 서울의 지하철 선로 위에서 자살, 안전사고 등으로 4명이 잇따라 목숨을 잃었다. 이에 따라 지하철 안전관리가 허술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14일 오전 7시5분께 서울 성동구 중앙선 응봉역에서 왕십리역 방향으로 10여m 떨어진 지상선로 위에서 모 병원에서 시신을 염습하는 일을 하는 김모(71) 씨가 국수 발 용산행 열차에 치여 숨졌다. 당시 김씨는 이날 오전 5시35분께 옥수역과 응봉역 사이에서 전동차에 뛰어들어 숨진 김모(38) 씨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사고 현장으로 가던 중이었다.

이어 오후 1시16분께 2호선 시청역 플랫폼에서 이모(33) 씨가 갑자기 선로 위로 떨어져 충정로 방향 전동차에 치여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숨졌다.

경찰은 "아직 사인을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지만, 사고 당시 플랫폼이 많은 승객으로 붐비는 상황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씨가 다른 승객에게 떼밀려 사고를 당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호선 시청역은 지난해 5월 정부의 '서울시 지하철역사 안전실태' 조사결과에서 출퇴근시 대형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어 스크린도어 설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지만, 아직 스크린도어는 설치되지 않았다.

오후 2시43분께 4호선 한성대입구역에서도 5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역내로 진입하던 사당행 열차 앞으로 투신해 그 자리에서 숨졌다.

지하철 투신자살, 안전사고 등은 매일 1∼2건씩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일이지만 이처럼 하루에 4명이나 목숨을 잃은 경우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대해 지하철 안전관리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하고 있다.

직장인 염모(30) 씨는 "시민의 발인 지하철에서 인명사고가 많이 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안전관리를 보다 더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모(28) 씨는 "아직도 지하철역 중에는 스크린도어가 설치되지 않은 곳이 많은 것 같다"며 "모든 역사에 대해 시급히 스크린도어를 설치한다면 자살이나 안전사고 등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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