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 어찰 더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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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최광식)은 “정조(正祖·재위 1776~1800년)가 심환지(沈煥之)에게 보낸 또 다른 비밀 어찰 1첩(=권) 분량을 소장하고 있다”고 12일 공식 확인했다. 9일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이 공개한 6첩 분량의 ‘정조 어찰첩’과는 또 다른 내용이다.

중앙박물관은 이 어찰첩을 2003년에 매입 형식으로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관장은 “서찰은 현재 탈초·번역 중이며 오는 10월 한국박물관 개관 100주년 특별 전시회에 맞춰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편지 분량에 대해서 최관장은 “수십 통 정도”라고만 밝혔다.

9일 공개된 299통의 어찰첩은 낱장의 편지들을 후대의 누군가가 6권의 책자 형태로 만든 것이다. 고문헌 전문가인 박철상씨는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이 공개한 어찰첩이 권당 45~50통의 편지를 담고 있는 것에 비춰보면, 중앙박물관 소장 편지는 40여 통 규모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중앙박물관 소장본은 성균관대 공개본과 제본 형태가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경로로 입수된 자료일 가능성이 높다. 이로써 심환지에게 보낸 정조의 비밀 어찰은 기타 개인 소장본까지 포함해 350여통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밖에 정조가 남인의 지도자 채제공(1720~99)과 외사촌 동생 홍취영(1759~?)에게 보낸 편지 등을 포함하면 남아 있는 정조 어찰은 총 500통 규모라는 게 학계의 추산이다.

배노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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