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허허 … 허정무팀에도 ‘F4’ 박지성+3총사 뜨면 골·골·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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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과 삼총사-.

2010 남아공 월드컵 본선을 향해 달리는 허정무 팀의 공격 루트다.

삼총사는 이근호(24·대구)·이청용(21)·기성용(20·이상 서울)을 말한다. 주장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들 삼총사가 월드컵 예선에서 한국팀의 새로운 득점공식으로 자리 잡았다.

박지성이 부상으로 빠졌던 지난해 9월 한국은 월드컵 최종 예선 1차전 북한 전에서 1-1로 비겼다. 좋지 않은 출발 탓에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암운이 낀 듯했다. 하지만 박지성이 부상에서 회복되면서 공격진의 톱니바퀴가 맞아 돌아가기 시작했다. 북한 전 이후 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아, 11일 이란 전에서 얻은 득점은 모두 이들의 발끝에서 나왔다. 3경기에서 이들은 4골을 합작했다. 이들의 활약으로 상승세를 탄 한국은 2승2무(승점 8)로 B조 선두다. 박지성과 삼총사가 사실상 얻어 낸 승점이 7점이나 된다. 허정무 감독은 박지성과 삼총사의 득점공식을 가다듬어 남은 4경기에서 전승을 하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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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교훈으로=지난해 북한 전 졸전으로 위기를 맞은 허정무 팀에 반전의 계기가 된 경기가 10월 UAE전이다. 이 경기에서 이청용의 어시스트에 이어진 이근호의 선제골이 대승의 신호탄이었다. 이어 박지성의 패스를 받은 이근호의 골이 더해졌고, 결국 4-1로 크게 이겼다. 지난해 11월 한국은 19년간 이겨보지 못한 사우디아라비아로 원정경기에 나섰다.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31분 다시 한 번 박지성-이근호 콤비가 폭발했다. 박지성이 슛한 공이 이근호의 오른발에 걸려 2-0 승리의 선제 결승골이 됐다. 11일 ‘원정 팀의 무덤’ 테헤란에서 열린 이란전에서도 박지성과 삼총사 공식은 통했다. 0-1로 몰리던 후반 35분 기성용의 오른발 프리킥이 상대 골키퍼의 손에 맞고 흐르자 박지성이 헤딩슛으로 마무리, 소중한 승점 1점을 건졌다. 지난해 5월 월드컵 3차 예선 요르단전에서 헤딩으로 박지성의 골을 어시스트했던 이청용은 박지성과 좌우 스위칭 플레이를 펼치며 공격의 활로를 열고 있다.

◆북한 밀집수비도 깬다=세계 최고의 클럽에서 뛰고 있는 박지성이 이들 삼총사에게 미치는 영향은 크다. 일단 닮고 싶은 선배와 함께 뛰는 것 자체가 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동기 부여가 된다. 한국의 다음 경기는 4월 1일 북한과의 홈경기다. 11일 평양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1-0으로 격파한 북한은 밀집수비에 이은 역습이 위력적이었다. 북한은 2승1무1패(승점 7)로 한국에 이어 B조 2위에 올라 있다.

박지성과 이들 삼총사를 앞세워 북한전을 돌파하겠다는 게 허 감독의 생각이다. 한국은 2005년 8월 4일 북한과 동아시아축구연맹 선수권 때 0-0으로 비긴 후 5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 중이다.

최원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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