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던지면 골 … 함지훈 30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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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모비스가 12일 울산 홈에서 LG를 80-69로 눌렀다. 올 시즌 LG에 5전 전승을 하고 24승14패가 된 모비스는 공동 3위 KCC, 삼성과의 승차를 세 경기로 벌리면서 2위를 지켰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경기 전 울상을 지었다. 안 그래도 팀이 부상병동인데 대체 외국인 선수 헤이우드가 여권 문제로 출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모비스는 올 시즌 LG의 천적으로 자리 잡았지만 이날만큼은 외국인 센터 두 명이 건실한 LG의 사냥감이 될 가능성이 컸다. 아니나 다를까 모비스는 1쿼터부터 14-24로 크게 뒤졌다.

그러나 유 감독은 2쿼터가 되자마자 웃기 시작했다. 2~3쿼터의 사나이 함지훈이 경기를 완전히 바꿔 놨기 때문이다. 함지훈이 공을 잡으면 그냥 한 골이었다. 좌로, 우로, 요리조리 돌아가며 골대로 접근해 왼손·오른손으로 골대도 안 보고 던지는 슛이 쏙쏙 들어갔다. 그를 수비하던 현주엽이 처음에는 화를 내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아쉬워하더니 나중에는 포기한 듯 고개를 저었다.

LG 강을준 감독은 하승진도 잘 막아내는 천하장사 강윤식을 코트에 투입했지만 효과는 잠시였다. 함지훈은 발로, 머리로 강윤식에게 파울을 얻어냈다. 3쿼터까지 함지훈은 야투 적중률 100%를 기록하면서 24득점을 넣었고, 모비스는 12점 차로 앞섰다.

유재학 감독은 4쿼터가 되자 ‘2~3쿼터의 사나이’ 함지훈을 뺐다. 그러자 곧바로 LG가 따라붙었다. 1분30초 만에 점수 차가 12점에서 6점으로 줄었다. 함지훈이 다시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함지훈은 4쿼터가 낯설 수밖에 없었다. 시즌 내내 주로 2~3쿼터에만 뛰어봐서 체력을 딱 20분에 맞추는 선수다. 승부가 결정되는 4쿼터에 뛰어 본 경험은 많지 않다.

4쿼터 2분쯤 다시 나온 함지훈은 이날 처음으로 슛을 실패했다. 그러나 상대 파울로 자유투를 넣으면서 다시 감을 조절했고 크럼프를 앞에 넣고 훅슛을 성공시키면서 살아났다. 함지훈은 종료 2분을 남겨 놓고 속공 득점으로 30득점을 채웠다. 점수 차는 11점으로 벌어졌고 사실상 경기는 끝났다. 함지훈은 2점슛 성공률이 90%(10개 중 9개)였고 자유투는 16개 중 12개를 넣었다. 함지훈은 “승부가 결정된 종료 직전 긴장이 풀려 자유투를 놓쳤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안양 KT&G가 접전 끝에 부산 KTF를 81-74로 물리치고 2연패에서 벗어났다.  

창원=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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