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명 파스' 고시촌 이상 열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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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초 행정고시 2차 시험을 치르는 최모(23)씨는 공부를 하다 졸음이 올 때면 이마에 파스를 붙인다. 피로를 쫓아주고 집중력을 높여준다는 이른바 '총명파스'다.

이 파스는 이달 말과 다음달 초로 예정된 사법시험와 행정고시 2차 시험을 앞두고 서울 신림동 고시촌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가로 10cm, 세로 4cm 크기의 이 파스는 한 장에 5000원이며 광고 문구에선 "합격의 그날까지…꿈은 이루어진다"라며 고시생들을 겨냥하고 있다.

제조사 측은 "파스를 이마에 붙이고 공부를 하면 원적외선과 음이온이 체내에 흡수돼 원기 회복과 집중력 강화에 도움을 준다"고 주장한다.

잠을 잘 오게 한다는 수면 유도제, 깨끗한 산소가 나온다는 휴대용 산소발생기, 머리를 맑게 해준다는 '귀비탕(歸脾湯)' 등의 한방드링크, 시험일에 생리를 피하기 위한 피임약 등도 고시생들이 즐겨 찾는 품목들이다.

신림동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조모(57)씨는 "요즘 수험생들의 긴장감과 피로가 극에 달한 탓인지 총명파스가 한달에 70~80장까지 나간다"며 "피로를 푸는 약 판매도 50% 늘었다"고 말했다. 경희대 한의학과 김종우 교수는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고 부작용의 우려가 있는 만큼 집중력 강화제 등을 의사나 한의사의 진단 없이 장기 복용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경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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