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세프 '97년 국가발전 백서'… 미국서 9초에 1명꼴 여성폭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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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미국에선 9초에 1명꼴로 여성이 주변 남성들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있다.

인도에선 연간 5천명의 여성이 지참금이 적어 살해당한다.

중국.한국등 아시아지역에선 아들 선호사상 때문에 성감별로 인한 여아 낙태가 성행하고 있다.

" 국제연합아동기금 (UNICEF) 은 22일 97년 국가발전백서 (The Progress of Nations) 를 발표, 90년대에 들어서도 계속되는 어린이.청소년에 대한 인권침해 수준이 심각한 지경이라고 보고했다.

◇위생시설 부족 = 세계인구의 절반에 이르는 약 30억명이 제대로 된 화장실 없이 살아가고 있으며 이는 90년이후 더 늘어났다.

보건시설의 확충속도가 인구증가를 따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화장실과 하수처리시설이 부족한 곳에서는 사람들이 노천에서 배설하고 분뇨를 하천에 버릴 수밖에 없으므로 설사병.전염병이 흔히 발생한다.

실제로 오염된 물로 인해 매년 2백20만명의 어린이가 생명을 잃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악한 교육환경 = 1억4천명의 어린이가 초등학교조차 다니지 못하고 있다.

특히 개발도상국 여자 어린이들의 경우 문화적인 관습, 과중한 집안일, 성추행이나 강간에 대한 우려등으로 인해 학교에 다니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저개발국 여자 어린이들의 20%가 학교에 다니지 않고 있으며 입학한 어린이중 4분의1이 5학년을 마치기 전에 학교를 그만두고 만다.

◇여성에 대한 폭력 = 보스니아 분쟁당시 강간당한 회교도 여성의 수는 2만명이 넘었으며 르완다 분쟁중에도 1만5천명 이상의 여성이 강간당했다.

또 하루에 6천명의 여자 어린이들이 여성의 순결을 보존한다는 미명아래 생식기 일부를 절제당하는 할례의 희생자가 된다.

정부 고위직에 진출하는 여성들의 숫자는 이전보다 조금씩 늘어난 결과 세계 평균 7%, 한국의 경우 3%에 불과하다.

◇가혹한 소년범 재판 = 많은 국가에서 미성년자들은 길거리에서 잠자는등 특이한 행동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기소절차없이 감옥에 구금되고 있다.

지난 15년동안 9개 국가에서 미성년자 시절 범죄를 저지른 이들에게 사형을 집행했으며 중국에서는 16세 이상이면 사형선고가 가능하다.

◇선진국의 문제 = 사라지는 녹지와 공원, TV에 빠진 어린이들의 학습능력 저하, 실업자와 부랑민의 증가, 심각한 인간관계들이 문제가 되고 있다.

청소년의 음주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덴마크로 남자 65%, 여자 67%다.

한편 개발도상국에 대한 선진국의 97년 공식 개발원조금은 국민총생산 (GNP) 의 평균 0.27% 수준으로 50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은 GNP에 비해 가장 작은 비율인 0.1%만을 원조금으로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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