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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 발휘 쉽고 성취감 높고 … 저도 회사도 쑥쑥 커갑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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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박사인 허준혁씨는 벤처기업인 아이디스에 입사해 이 회사를 세계 최고의 폐쇄회로 영상제품 회사로 키웠다. [김태성·김상선 기자]


물관리 기자재 제작업체인 ‘엠에스테크’ 에 근무하는 홍석범(39)씨 역시 중소기업을 택해 경력을 키웠다. 그는 충북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학사장교 제대 후 이 회사에 입사했다. 대기업 입사와 감정평가사 시험에 도전하던 중 주변 사람이 “유망한 기업을 함께 키워봐라”며 소개해 줬다. 7년 전 입사 때엔 직원 세 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직원 15명에 연 매출 50억원을 올리는 회사로 변했다. 회사에서 그는 관리이사 직함을 가지고 있다. “만약 이 회사를 모르고 마냥 대기업 입사만 준비했다면 월급은 좀 더 받았을지 몰라도 지금처럼 수해방지 기술이나 회사 관리 능력을 모두 키우진 못했겠죠.”

허씨와 홍씨 같은 선배들 못지않게 중소기업에서 당찬 미래를 열고 있는 중소기업 새내기 사원들도 있다. 중소 공연기획사인 ‘다다앤브레이든’에 근무하는 이지원(27·여)씨는 자신의 적성에 초점을 맞춰 일자리를 택했다. 그는 한국외국어대 일문과를 졸업하고 미국·일본에서 2년간 연수까지 마쳤다. 지난해 30여 공연기획사를 지원해 4개사에서 합격통지서를 받아 현 직장을 골랐다. “평소 전공인 일본어를 살릴 수 있고 관심이 있었던 공연문화 기획분야로 인생 진로를 잡았습니다.” 최근엔 직접 기획한 첫 작품을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 그가 중소기획사를 선택하게 된 데는 대형 보험회사에서 두 달가량 근무한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어떤 일을 하는지도 자세히 모르며 단순한 사무직만 맡다 보니 답답하더군요.” 그는 “지금 직장에서 많은 경험을 살리고 외국도 돌아다니면서 실무능력을 키워 이 분야의 전문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내세우는 중소기획사의 장점은 대기업에 비해 전반적인 분야를 두루 알 수 있다는 것.

이지원씨는 중소 공연기획사 ‘다다앤브레이든’에 들어가 공연기획자의 꿈을 키우고 있다. [김태성·김상선 기자]

물론 조직이 작다 보니 업무 부담이 많다. 주택설계 디자인 회사 ‘은민에스엔디’에 다니는 이지연(30·여)씨는 “업무 영역이 확실치 않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일을 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런 점이 다양한 업무를 짧은 시간에 습득할 수 있는 장점이 되기도 한다. “창의력과 업무능력 면에서는 어느 대기업 사원보다 낫다”고 그는 자신했다. “ 내 능력껏 일을 할 수 있고, 대기업이 아니더라도 대기업과 함께 일할 기회가 많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허준혁씨는 중소기업 취직을 꺼리는 후배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글이 있다고 했다. 논어 옹야편(雍也篇)에 나오는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똑똑한 사람은 일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당하지 못하고, 일을 좋아하는 사람은 일을 즐기는 사람에게 당할 수 없다)’다.

문병주 기자, 사진=김태성·김상선 기자

※우동헌(상명대 경제학과 3) 인턴기자가 이 기사 작성을 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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