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수를 아시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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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차수(茶壽)’라는 말을 아십니까.

88세를 뜻하는 미수(米壽)는 한자 쌀 미(米)자를 풀어 쓰면 팔십팔(八十八)이 돼 여기서 유래했다. 같은 원리로 차수(茶壽)는 108세를 뜻한다. 한자 차 차(茶)자를 풀어 쓰면 풀 초의 초두변(++)이 20을 뜻하고 아래 글자 쌀 미(米)자를 풀면 88, 20+88 즉 108세가 된다.

안동시 김윤한 자치행정담당은 “그래서 옛적부터 108세를 차수로 불렀지만 108세까지 사는 경우가 드물어 이 명칭이 보편화되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일부에선 차를 많이 마시면 108세까지 건강해진다는 설을 인용하기도 하지만 그 근거를 찾기는 어렵다는 것.

안동시는 8일로 108세, 즉 차수(茶壽)를 맞은 안동시 서후면 교리 이명홍(1902년생·사진) 할머니를 찾아 앞으로도 오래 오래 건강하게 살기를 축원하는 꽃바구니와 함께 속내의를 선물로 전달했다. 이 할머니가 태어난 1902년은 대한제국 고종 6년이며, 단발령이 선포되고 김소월과 유관순이 태어난 해다. 할머니는 일제강점기를 거쳐 한국전쟁에 이르기까지 한국 현대사를 1세기 이상 살아 온 셈이다.

김 담당은 “비록 현재는 차수(茶壽)라는 지칭이 낯설지만 안동시에만 100세 이상 어르신이 25명에 이르고 노령 인구도 앞으로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며 “머잖아 108세를 지칭하는 차수라는 말이 88세를 지칭하는 미수처럼 보편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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