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매업체 BEST로 살아남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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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장기 불황을 겪은 일본 소매업체들의 생존전략은 무엇이었을까.

대한상공회의소는 ‘일본 소매업의 혁신 사례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일본을 벤치마킹할 키워드로 브랜드(Brand)와 재미(Entertainment), 공급망 관리(Supply Chain Management), 타기팅(Targeting)을 손꼽았다. 당시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를 공략한 일본 기업들은 1998∼2007년 사이 100% 이상의 성장을 이뤘다는 것이다.

브랜드에 집중한 업체로는 패스트리테일링을 꼽았다. ‘유니크로’라는 캐주얼 브랜드로 유명한 이 회사는 대대적인 이미지 광고를 통해 10년 새 매출을 7배 이상 늘렸다. 보고서는 “이 회사가 소모적인 가격할인 경쟁 대신 브랜드 파워를 기르는 데 힘썼다”고 설명했다.

또 재미에 초점을 맞춰 소비자를 사로잡은 업체는 마쓰모토기요시다. 젊은 여성을 위한 엔터테인먼트형 드럭스토어를 표방한 이 기업은 10년간 111%의 매출 증가를 보였다. ‘영수증에 짝사랑하는 남자 이름을 적어라. 점장이 그것을 찢으면 그 남자와의 사랑이 이루어진다’라는 소문이 여고생 사이에 퍼지면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고객에게 웃음을 선사함으로써 충성도를 높이는 전략이 적중한 것이다. 사무용품 업체인 아스쿠루는 타기팅으로 성장했다. 중소 법인에서는 문구가 필요할 때마다 직원이 직접 문구점에 가 물건을 산다는 점을 알고, 이들을 타깃으로 일괄구매 쇼핑 서비스를 선보였다.

가구 체인기업 니토리는 해외에서 조달하는 제품의 공급망 네트워크를 구축해 ‘제조소매업형 비즈니스 모델’을 정착시켰다. 세계 270개 회사로부터 물품을 직수입해 40%대에 이르던 유통마진을 55%까지 끌어올렸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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