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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가 모기떼 날려보낸 까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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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자선사업가로 변신한 빌 게이츠(사진) 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강연 도중 갑자기 모기떼를 날려보냈다. 말라리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서다.

5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게이츠가 5일 (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롱비치에서 열린 ‘2009 기술·오락·디자인 회의(TED)’ 에서 연설 중 돌연 유리병을 꺼내든 뒤 이 안에 담아온 모기들을 강연장 안에 풀어놨다는 것이다.

그는 “말라리아는 모기에 의해 전파된다”며 “몇마리를 가져왔는데 여기서 돌아다니게 해보자”고 불쑥 제안했다. 그러면서 “가난한 이들만 말라리아에 걸리라는 법은 없다”고 겁을 줬다. IT기업 간부, 경치인, 할리우드 스타 등으로 이뤄진 청중들은 동요했다. 그러자 그는 잠시 뜸을 들인 뒤 “지금 풀어놓은 모기에는 말라리아가 없다”고 안심시켰다고 한다.

게이츠의 유머는 이뿐이 아니었다. 그는 말리리아 퇴치를 위한 선진국들의 노력 부족을 대머리와 연결시켜 설명, 좌중을 웃겼다.

그는 “말리리아약보다 대머리 치료제 개발에 더 많은 자금이 쓰인다”며 “이는 부자들도 대머리가 되기 때문으로 이 같은 상황으로 인해 우선순위가 바뀐다”고 지적했다.

시장경제 시스템으로 인한 모순도 거론됐다. 게이츠는 “과학자·사상가·정부 등으로 하여금 올바른 일을 하도록 시장은 만들지 않는다”며 “이들의 관심을 끌어내야만 우리가 필요로 하는 진보가 이뤄진다”고 역설했다.

그가 부인과 함께 설립한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은 말라리아 등 후진국에서 만연하고 있는 질병 퇴치를 위해 여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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