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발사 준비 중인 미사일은 3년 전 실패한 대포동2호 개량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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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북한이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미사일기지로 운반한 미사일이 2006년 시험 발사했던 대포동 2호의 개량형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5일 “북한은 2006년 7월 5일 대포동 2호의 시험 발사에 실패했기 때문에 그것을 개량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발사에 실패한 미사일의 어느 부분을 개량했는지는 확인이 불가능하다”며 “이번에 식별된 대포동 2호는 그때 발사된 미사일과 길이와 직경이 거의 같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북한이 3년 전 무수단리 기지에서 발사한 대포동 2호는 42초간 정상 비행하다 공중에서 부러져 발사대에서 2㎞ 떨어진 해안에 추락했다. 군 전문가들은 이번에 발사 준비 중인 대포동 2호 미사일은 하단부 추진 로켓의 직경이 2.2m, 길이가 30여m며 250㎏의 탄두를 장착해 6600㎞에서 최대 1만2000㎞를 날아가 미 본토 타격도 가능한 사거리를 갖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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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관계자는 또 “북한이 2006년 시험 발사에 실패한 뒤 미사일의 탄체와 발사장치 등을 보강한 것으로 추정돼 발사 준비가 당시보다는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2006년의 경우 대포동 2호 미사일은 무수단리 기지에 도착한 뒤 미사일 조립→발사대에 설치→연료 주입 등의 과정을 거쳐 2개월 만에 발사됐다. 장거리미사일(ICBM)을 발사하는 데 필요한 액체연료를 주입할 때는 위험 요인이 많아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던 것으로 정부는 분석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번에 포착된 대포동 2호는 2006년에 발사한 미사일을 제조했던 공장과 동일한 곳에서 나왔고 도착 지점(무수단리)도 같은 곳”이라며 “그러나 발사 시기는 북한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점을 선택할 것으로 보여 현재로선 추정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북한은 현재 무수단리 기지로 운반한 대포동 2호를 발사대에 장착하지는 않은 것으로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 전에 기지 인근 동해상에 선포하는 선박·항공기의 항해금지구역 설정을 하지 않아 발사가 임박하진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관계자는 “무수단리 기지에서 미사일 준비 동향과 관련해 진전된 상황은 아직 없다”며 “예의 주시하고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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