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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병사 만행 비디오테이프 파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보스니아 평화이행군(IFOR)으로 파병될 준비를 하던 독일병사들이 교수형.총살.화형등 끔찍한 훈련을 하는 장면이 담긴 비디오테이프가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독일 SAT 1-TV가 지난 7일 방영한 이 비디오테이프는 지난해 2~4월 보스니아 파병을 앞두고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 함멜부르크 소재 군부대훈련소에서 일부 병사들이'돈을 벌 목적'으로 촬영한 것으로 밝혀졌다.

6~10명의 군인들이 역할을 분담,전시상황에서 적을 다루는 방법을 실제처럼 연출한 비디오의 내용은 물론 독일군 정규훈련에는 없는 것으로 무기도 없이 도주하는 적을 뒤에서 무자비하게 사살하는가 하면 체포된 적의 입을 열고 권총을 들이대 발사하는 잔인한 모습이 담겨 있다.

또 현지 여성의 옷차림으로 꾸민 동료 병사를 텐트 안으로 끌고 들어가 성폭행하는 장면도 보여준다.

적을 사로잡아 나무 몽둥이와 발로 사정없이 구타하기도 하고 불을 붙여 태우는'끔찍한 놀이'도 있다.2차세계대전중 유대인 학살에서 보듯 시체에서 금을 씌운 이를 빼는 연습도 스스럼 없이 자행하고 있다.

군당국은 훈련소에서 대기중이던 일부 장난기 심한 병사들이 지휘관들의 통제가 느슨한 점심 휴식시간중 이 비디오테이프를 불법 제작한 것으로 군 당국이 비디오 촬영을 고의로 방관한 것은 결코 아니라고 해명하고 있으며 폴커 뤼에 국방장관도 독일군의 명예를 훼손한 이러한 행위에 대해 단호한 조치가 내려지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베를린=한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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