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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判事 모자란다 - 행정법원 신설등 50여명 부족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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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사건 증가와 행정.특허법원의 신설로 내년도 법관수요가 크게 늘었지만 예비판사제도등의 도입으로 신규 법관채용은 오히려 줄어들 전망이어서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법원에 따르면 내년에 추가로 증원돼야 할 법관수는 ▶사건 증가에 따른 수요 44명 ▶행정법원 신설 72명 ▶특허법원 신설 15명 ▶현인원 순감소에 따른 2명 ▶연수생 증가에 따른 5명등 모두 1백38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내년에 새로 임용되는 판사는 연수원 졸업생중 법관을 지망한 75~80명이 앞으로 2년동안 판결은 하지 않고 재판부를 돌아다니며 판사업무를 익히게 되는 예비판사로 임용돼 법관 공급은 올해보다 오히려 2명이 줄어들 전망이다.

법관수는 95년 46명,96년 81명,97년 1백2명씩 매년 꾸준히 늘어왔으나 내년엔 사상 최초로 법관수가 퇴직인원보다 채용인원이 적은 '순감소'를 기록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법원은 법관 인력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내년에 ▶고법.지법 합의부를 34개 감축하는 방안 ▶합의부수는 유지하되 단독재판부를 94개 줄이는 방안 ▶고법.지법 합의부를 18개 줄이고 단독부를 40개 줄이는 방안을 검토중이나 근본적인 해결이 힘들어 고민하고 있다.

법관인력의 수급 불균형으로 판사들의 업무부담이 크게 늘어나 이에 따른 부작용도 심각해지고 있다.

서울지법에 따르면 6월말 현재 처리되지 않고 미제(未濟)로 남은 약식재판건수는 8천8백37건으로 재판부마다 인력부족으로 손도 대지 못하는 사건이 4백~5백건씩 쌓여있는 실정이다.

서울지법 형사 항소1부 이준호(李準鎬)판사는“서울지법으로 발령받은 이후 4개월여동안 휴일에 거의 쉬지 못했다”며“늘어난 업무량 때문에 지금도 판사실에서 밤을 새우는 경우가 많지만 내년엔 업무량이 더 늘어날게 확실해 벌써부터 걱정된다”고 말했다. 정철근.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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