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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그 노먼 세인트주드골프 대역전극 정상복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7면

타이거 우즈 돌풍에 주눅들어 있던'백상어'그레그 노먼(42.호주)이 마침내 자존심을 회복했다.

노먼은 올들어 마스터스와 미국오픈에서 잇따라 예선탈락하고 2년여동안 지켜온 세계랭킹 1위마저 빼앗기는등 최악의 해를 보냈다.30일 사우스윈드 TPC코스(파71)에서 끝난 미국 PGA투어 세인트주드클래식골프대회 최종일.좀처럼 수면 위로 떠오를 것같지 않던'백상어'가 3개홀을 남겨 놓고 성난 이빨을 드러냈다.

노먼은 이날 66타로 선전,합계 16언더파 2백68타로 1타차의 극적인 역전우승을 일궈내'역전패의 대명사'란 치욕적인 오명을 말끔히 씻어냈다.18번홀 10 버디 퍼팅을 포함,마지막 3개홀을 연속 줄버디로 마감하는 극적인 우승이었다.우승상금 27만달러(약 2억4천만원). 노먼은 선두 로버트 댐런(미국)에게 2타 뒤진 11언더파로 이날 경기를 시작했다.15번홀까지만 해도 경기를 마친 두드리 하트(미국)에게 2타가 뒤져 우승 가능성이 희박했다.연장전이라도 가려면 3개홀에서 2개의 버디를 잡아야 하는 상황. 지나치게 공격적인 플레이로 화를 자초해왔던 노먼의'끼'가 또다시 꿈틀거렸다.16번홀 파5에서는 2온을 노리다 그린 옆 벙커에 빠뜨려 추격이 물건너가는듯 했다.그러나 벙커샷을 절묘하게 붙여 버디를 잡은 뒤 17번홀에서 4번아이언 어프로치샷을 홀 1.2에 붙여 선두 하트와 공동선두가 됐다.

승부가 갈린 마지막 18번홀.홀까지 1백90야드를 남기고 노먼이 6번아이언으로 친 어프로치샷은 깃대를 무려 10나 벗어났다.성급한 팬들은 연장전을 기대했고 클럽하우스에 있던 하트는 클럽을 다시 들고 연장전을 준비했다.

그러나 노먼의 퍼팅은 자석에 이끌리듯 정확히 구멍으로 빨려들었다.지난해 3월 도랄라이더오픈 우승후 침묵을 지켰던 노먼이 1년3개월만에 미국투어 정상에 복귀하는 순간이었다. 김종길 기자

<사진설명>

그레그 노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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