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꼭 맞는 금연… 어떻게 하고 계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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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말, 삼성물산 건설부문 직원들이 이동 금연 교실에 참가해 상담사로부터 금연 정보를 듣고 있다.

(사진)프리미엄 황정옥 기자 ok76@joongang.co.kr

 금연 펀드로 건강과 지갑 모두 두둑하게
오는 5월 아빠가 되는 강경덕(34·삼성물산 건설부문)씨는 아내와 아기, 그리고 자신을 위한 선물을 준비했다. 바로 ‘금연’. 3~4차례 금연을 시도한 적이 있지만 올해는 각오가 남다르다. 사내 캠페인인 ‘금연클럽’에 가입한 것. 지난 해 말부터 시행된 삼성물산의 금연 클럽은 ‘금연 서약’을 시작으로 ‘금연 펀드’에도 가입하게 된다. 펀드는 1인당 10만원의 펀딩 후 캠페인 종료시점(2월 27일)에 금연 성공자에 한해 배분하는 형식이다. 서초구 보건소와 연계해‘금연 교실’도 격주 운영된다. 강씨는 “책상 이름표 옆에 ‘저는 금연 중입니다’라는 팻말을 놓아두면 주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협조를 하게 된다. 금연 서약서는 가족에게 나의 결심을 알리는 것이다. 직장과 가정 양쪽의 응원과 협조를 받으면서 시행하는 거라 어깨가 더 무겁다”며 금연 성공에 대한 기대와 포부를 전했다.


 사내 금연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노사협의회 측은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건강을 관리하고 가족을 생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됐다. 올해는 금연 펀드나 금연교실 등 다양한 보조장치를 많이 마련해 적극적으로 금연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며 다른해보다 높은 금연 성공율을 기대했다.

온라인 금연 프로그램으로 자유롭게
일러스트레이터 김지나(35·프리랜서)씨는 온라인 사이트를 이용해 금연 중이다.“오픈된 공간에서 시행되는 금연 클리닉은 여성흡연자가 참여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흡연량도 많은 편이 아니라서 온라인 사이트의 금연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금연 프로그램인 ‘금연 길라잡이(www.nosmokeguide.or.kr)’는 성인·청소년·여성·모바일 프로그램이 각각 마련되어 있어 편리하다. 금연을 위한 준비 단계와 실전 단계로 나뉘는데 상황에 따른 궁금증과 트러블 증상에 대한 답이 단계에 맞춰 제공된다. 금연20일 째에 접어드는 김씨는 “여성의 경우 생리증후군과 관련된 정보나 금연 후 생길 수 있는 우울증 또는 폭식증 같은 증상에 대한 조언도 얻을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금연 길라잡이는 사이트 내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하다는 것이 특징. ‘공감마당’이라는 정보 공유방과 금연 100일 이상을 넘긴 회원들이 가입된‘금연 서포터즈’시스템은 금연 도전자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이 사이트의 모바일 금연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금연에 대한 자각이 훨씬 강도 높아진다. 휴대 전화 대기화면에서 금연 일수를 확인할 수 있고 금연 일수에 따른 수명 연장 시간, 절약한 담배값 확인이 가능하다.
프로그램 다운 로드는 무료.

금연 보조제의 도움 받아 금연
 전문의의 처방을 받아 금연 보조제를 복용하면서 금연하고 있는 박근재(38·번역가)씨. 담배는 그대로 피우면서 약을 먹으면 돼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방법이다.“보조제를 복용하면 점점 담배 맛이 없어진다. 이상한 풀 냄새만 느껴지게 되는데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담배를 멀리하게 된다”며 복용 이틀 째부터 담배를 끊고 패치와 금연껌을 병행해 현재 15일째 금연중이라고 전했다.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보조제는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니코틴 패치, 니코틴 껌 등. 힘든 금단증상과 흡연에 대한 강한 욕구를 해소해주는 장점이 있지만 장기간 사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금연교육 프로그램과 병행해 사용해야 건강 상의 위험을 방지할 수 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전자 담배(e-cig)는 배터리로 니코틴 증기를 만들어 흡입하게 하는 기구다. 금연보조제라기보다는 담배 대용품이라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인체를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을 거치지 않아 검증되지 않은 제품이며 안전성 테스트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 금연 운동 협의회 최진숙 사무총장은 “화학물질을 흡입하는 과정에서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생성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안전 검증이 필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김영대(38·자영업)씨는 “담배보다 독성이 덜하다고 해서 사용하고 있는데, 가끔 플라스틱 튜브를 아기들처럼 빨고 있는 나를 보면 스스로가 바보처럼 여겨진다”며 곧 전자담배도 끊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프리미엄 하현정 기자 happyha@joongang.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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