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이야기] 피부 건강, 감기 예방…겨울철 대표 과일 귤

겨울 과일 하면 귤을 빼놓을 수 없다. 우리가 즐겨 먹는 귤은 원저우(溫州) 밀감을 뜻한다. 원저우는 중국 저장(浙江)성의 지명. 귤은 원산지가 중국이다. 영문명 ‘만다린 오렌지(mandarin orange)’의 ‘만다린’도 중국 관리를 뜻한다. 껍질이 과육에 단단히 붙어 있는 오렌지(orange)·탄제린(tangerine)과 달리 과피가 얇고 부드러워 잘 벗겨지는 것이 귤의 강점이다.

“귤이 피부 건강, 겨울철 감기 예방, 스트레스 해소, 담배의 독성 완화에 유효하다”는 말의 근거는 비타민 C가 풍부해서다. 100g당 44(조생종)∼48㎎(보통종)이나 들어 있다. 비타민 C의 하루 섭취 권장량은 100㎎. 비타민 C는 일찍(10월께) 출시되는 것보다 날씨가 추운 요즘 나오는 것에 더 많이 들어 있다.

헤스페리딘이란 성분도 돋보인다. 플라보노이드(항산화 성분)의 일종으로 비타민 P라고도 불린다.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하는데 주로 속껍질에 들어 있다. 고혈압ㆍ동맥경화 등 혈관질환이 있는 사람에게 귤을 속껍질째 먹으라고 권하는 이유다.
귤은 익으면서 산(酸)은 적어지고 당(糖)이 많아져 신맛보다 단맛이 강해진다. 귤의 단맛은 설탕ㆍ과당ㆍ포도당, 신맛은 구연산(유기산의 일종)의 맛이다. 약간 신맛이 나는 귤을 먹으면 몸이 가벼워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구연산이 신진대사를 촉진해 피로를 풀어 주고 피를 맑게 해 주는 덕분이다.

당근ㆍ호박과 함께 대표적 옐로 푸드(yellow food)이기도 하다. 황색 비타민인 베타카로틴(비타민 A의 전구체)과 리보플라빈(비타민 B2)이 많이 들어 있다. 이들 중 일부는 혈액에 섞여 전신으로 퍼진다. 귤을 과다 섭취하면 손바닥ㆍ발바닥(각질이 많은 부위)과 콧구멍 주위, 눈꺼풀 등이 노래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하지만 건강에 해롭지 않고, 피부색은 귤을 먹지 않으면 원상 회복되므로 염려할 필요는 없다(원광대 식품영양학과 이영은 교수).

사과가 완전히 익은 상태에서 수확하는 완숙과라면 귤은 채취한 뒤에도 서서히 익는 후숙과다. 귤이 사과보다 더 빨리 물러지는 이유다. 게다가 귤은 수분 함량이 거의 90%인 점도 물러지기 쉬운 조건이다. 당질ㆍ수분이 많아 곰팡이가 생기기도 쉽다. 특히 귤들이 맞닿아 있으면 곰팡이가 잘 생긴다. 따라서 2주 이상 두고 먹으려면 냉장 보관이 불가피하지만(오산대 식품조리학과 배영희 교수) 귤을 냉장고에 넣어 두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 냉장고는 건조한 공간이므로 수분이 발산돼 귤이 쭈글쭈글해지기 쉽다. 상온에 두고 가능한 한 빨리 먹는 게 최선이다.

열량(100g당 42㎉)은 단맛에 비해 그리 높지 않다. 박스에 4∼7번으로 표기된 귤이 당도가 높다.

귤 껍질엔 비타민 C가 과육보다 더 많이 들어 있다. 한방에서 감기 증상을 보이는 사람에게 말린 귤껍질(陳陂)로 만든 진피차를 권한다. 진피차는 또 식욕을 복돋우고 설사ㆍ기침ㆍ구토를 멎게 한다. 이뇨 효과도 있다. 몸을 차게 만드는 과육과는 정반대로 껍질은 몸을 따뜻하게 한다. 그래서 한방에선 진피를 냉증 환자에게 처방한다. 문제는 농약. 그냥 벗겨 먹을 때도 잔류 농약이 묻을 수 있다. 이를 피하려면 껍질을 벗기기 전에 미리 흐르는 물에 잘 씻은 뒤 먹는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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