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맞춤형 명품 진료 정착시킬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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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강남의 특성을 고려해 맞춤 식 ‘명품 진료’를 정착시키겠습니다.”

30일 강남세브란스(옛 영동세브란스)병원장에 취임한 연세대 의대 조우현(57·사진) 교수가 밝힌 경영 방침이다. 조 원장은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가 아니다. 병원 경영이나 보건정책을 연구하는 예방의학교실 교수로 활동해왔다. 125년의 세브란스병원 역사에서 비임상의사가 병원장을 맡기는 조 교수가 처음이다. 다른 큰 병원에도 조 원장 같은 경우가 흔치 않다.

병원경영학을 전공한 조 원장은 지난해 8월까지 연세의료원 기획조정실장을 맡았다. 신촌세브란스 새 병원 건립부터 정착까지 전 과정을 처리했고, 이 병원이 국내 최초로 국제의료기관평가(JCI) 인증을 받는 데 기여했다. 그 뒤 용인세브란스병원 건립추진본부장을 맡는 등 병원 경영에서 이미 능력을 인정받았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서울아산병원이나 삼성서울병원에 다소 눌리고 있다. 또 가톨릭성모병원의 새 병원이 곧 문을 연다. 주위에 이름있는 중소병원들이 즐비하다. 그 틈바구니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이제부터 명품 진료에서 활로를 찾겠다는 것이다.

조 원장의 명품 진료는 3월 발레 파킹 서비스에서 시작한다. 교수를 비롯한 전 직원이 병원 주차장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조 원장은 3월부터 암 전문 병동을 환자 중심으로 개편한다. 그는 “모든 암환자가 첫 진료부터 내과·외과·방사선과 등 관련 전문의가 다 함께 치료 계획을 세우는 협진 서비스를 받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에서 빈발하는 갑상선암·유방암·위암·대장암 환자 치료에 주력할 예정이다.

조 원장은 1985년 연세대 의대 교수로 임용된 뒤 환자 만족과 의료 서비스 개념을 도입했다. 또 이 분야 최고 학술지인 ‘헬스 서비스 리서치’ 등에 논문을 발표하는 등 활발하게 연구 활동을 해왔다.

황세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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