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스토리] '유기농' 친환경 식품 쑥쑥 자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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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의 유기농 코너 '유기농 하우스'를 자주 찾는 주부 김지혜(36)씨는 식단 구성에서 유기농 식품의 비중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 광우병, 조류 독감, 불량만두 파동 등으로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걱정이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유기농 식품이 일반 제품보다 30% 정도 비싸지만 외식비 등 다른 지출을 줄여서라도 유기농 구입 비중을 늘려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백화점의 경우 야채.청과 매출의 35%가 유기농 관련 매출이며, 최근 유기농 매출이 지난 연말보다 40%가량 늘었다.

유기농 등 친환경식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최근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식품 시장의 '웰빙 제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친환경식품 시장은 최근 몇년 새 연평균 20%대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시장 규모가 4000억원대로 커졌다. 2006년엔 6700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농약, 환경 호르몬, 유전자 변형 작물 등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친환경식품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풀무원 등이 독주하던 시장에 CJ.삼양사 등 대기업과 백화점들이 뛰어들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풀무원은 자회사인 '올가 홀푸드'를 통해 유기농 유통망을 확대하고 있다. 올가는 현재 8곳의 매장과 인터넷쇼핑몰(www.orga.co.kr)에서 2500여 가지 제품을 팔고 있다.

CJ도 최근 무농약 친환경 야채를 포장해 파는 '프레시안 신선야채'를 출시하며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CJ는 프리미엄 친환경 브랜드를 표방하고 있으며 품목 수를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

백화점 내 숍인숍 '구텐모르겐'을 통해 주로 수입 유기농 식품을 판매하는 삼양사는 조만간 유기농 전문 로드숍을 연다. 취급 품목도 1차 식품군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두산 식품BG는 이달 말 '종가집 김치'의 온라인사이트(www.chongga.com)를 통해 친환경식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백화점들도 친환경식품 판매에 적극적이다. 자체 유기농 브랜드를 만들거나 유기농 전문 코너를 개설하고 있는 것이다. 롯데백화점은 자체 유기농 브랜드인 'Purum(푸룸)'을 만들었고 신세계.현대.갤러리아 백화점도 유기농 전문 코너를 열었다. 이들 백화점은 사육과정에서 항생제.성장호르몬 등을 사용하지 않은 유기농 축산물도 팔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 관계자는 "친환경 상품군이 식품에서 화장품.의류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각 상품군에서 친환경 제품 점유율이 점차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친환경 농산물이란=유기 농산물, 무농약.저농약 농산물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유기 농산물은 3년 이상 농약.화학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땅에서 재배한 것이다. 1년 이상인 경우엔 전환기 유기 농산물이라고 한다.

무농약 농산물은 농약은 쓰지 않고 화학비료만 권장사용량을 사용한 것을 말한다. 저농약 농산물은 농약을 안전사용 기준의 절반 이하(화학비료는 권장사용량 준수)만 쓴 농산물이다.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품질 인증은 '농수산물 품질관리법'에 의해 시행되고 있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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