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신문 국제 뉴스면은 살아있는 세계화 교과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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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정보혁명.경제통합.냉전종식.인종갈등.종교충돌…. 지구촌은 지금 이 순간에도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다.이제 교육도 국내에서 세계로 시각을 확대해 우리와 다른 지구촌의 이웃을 이해하는 자세.태도.기능을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노력이 중요하다.따라서 지리나 역사.문화등에 국한되어 단순히 평면적으로만 국제적 요소들을 제시하던 종래와는 달리'세계'라는 차원에서 ▶사람들간 상호의존성을 총체적으로 이해하며 ▶문화를 초월한 의사소통 능력을 높이고 ▶세계문제에 대한 창조적이고 비판적인 사고와 실천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지도가 필요하다.

이때 살아 숨쉬는 세계가 반영된 신문이야말로 교재로서 안성맞춤이다.

먼저 신문을 보며 국내 기사와 국제 기사로 나누게 한다.국제 기사인 경우 주로 어떤 분야의 기사들이 나오는지 정리해 보면 세계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굵직한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나아가 각 신문들이 국제 기사를 어떻게 보도하고 있는지 자세히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흔히 국제 기사는 UPI나 AP.AFP.로이터등 외국통신사를 통해 천편일률적으로 보도된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자세히 보면 신문마다 국제 기사의 내용과 형식.비중등이 적잖게 다르다.

최근에는 국가간 교류가 활발해져 국내 기사와 국제 기사를 딱히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신문을 훑어보며 국내외가 서로 관련된 기사들을 찾아 학습용 세계지도 용지에 양쪽을 서로 이어 보게 하면 어느 지역과 교류가 많은지 쉽게 짐작케 할 수 있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정치.경제.과학.문화.예술등 분야별로 나누어 표시하도록 하면 더욱 좋다.자기 나름대로 분야를 정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대상과 현상을 어떤 잣대와 틀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고민하고 해결하는 훈련으로 매우 적합하다.바깥 세계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서는 해외 토픽란이 적격이다.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다채롭고 희한한 뉴스들을 접하도록해 우리가 사는 지구촌이 얼마나 다양한 사람과 사건들로 꿈틀거리고 있는지를 자연스럽게 느끼게 해 준다.

고학년이라면 다양한 문화에 따른 문화 상대주의적 관점을 제시하며 자기나라 문화 중심주의의 폐단을 비판하는 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신문들이 독자들의 흥미만을 의식해 해외토픽란에 교육상 부적절한 사진들을 싣는 경우가 가끔 있으니 미리 살피는 것이 좋다.이때 신문의 대중 영합성을 비판하는 자료로 활용하는 순발력도 필요하다.

좀더 능동적인 수준에서는 신문을 활용하여 해외여행 계획을 짜도록 유도한다.무더운 날씨로 학습 능률이 저하되는 요즈음에 시도하면 학생들에게 생기를 불어넣어 주고 학습 의욕을 높여줄 수 있다.방학 과제로 내줘 완성해 오게 하면 좀더 알찬 계획서를 기대할 수 있다.

이밖에 신문을 활용하면 ▶미국이나 서유럽에 편중된 국제교류 현실 ▶국제기구나 정치.경제 분야에 대한 지식과 이해의 미흡 ▶외국인과의 인사법이나 예절에 대한 무지 ▶우리 문화의 세계화에 대한 아이디어 결핍등 시각을 세계로 돌렸을 때 접하게 되는 각종 문제점에 대한 지혜를 모으고 의견을 나누는 활동을 다양하게 그리고 심층적으로 전개할 수 있다. 허병두<서울 숭문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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