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지수-분석]② '워드 효과' 로 그나마 2점대 턱걸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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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들의 '풋볼 지수'는 예상보다 훨씬 낮았다.

중앙일보가 자체 개발한 '풋볼 지수'와 관련 한인 성인 남녀 26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전체 평균은 10점 만점에 2.6점을 기록했다. 남성 평균은 3.4점이었으며 여성 평균은 1.9점에 그쳤다.

미국에서 자란 보통 사람이 평균 8점대를 기록하는 것에 비하면 절반이 채 안되는 수치다. 한인 남성의 경우 20.30대는 10점 만점에 4.4점이었지만 50대 이상은 1.5점에 불과했다.

40대의 풋볼 지수는 4.9점으로 어느 연령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들 가운데 82%는 미국에 10년 이상 거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적으로 유연한 청년 시절 미국에 정착해 장기간 살면서 주류문화를 알려는 수용적인 태도가 어느 세대보다 높은 것이 그 이유로 풀이된다.

반면 한인 여성은 연령대에 무관하게 2점 미만으로 전체 평균은 1.9점에 그쳤다.

아침에 일어나 밥과 국을 먹고 한인 언론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저녁에 한국 TV프로그램을 시청하는 '평균 한인 여성'에겐 풋볼 문화가 전혀 끼여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풋볼 지수'가 한인 현지화의 척도라고 볼 때 10점 만점에 2.6점은 한인들이 미국 대중 문화에서 얼마나 소외되고 무관심하는 가를 드러낸다.

또 풋볼 지수가 높은 한인이라도 풋볼 경기장을 가본 경우는 극히 드물어 미국인처럼 칼리지.프로 풋볼 관람이 일상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은 것과는 대조를 보였다.

특히 한인들이 그나마 풋볼지수에서 2점대를 기록한 데는 수퍼보울에서 MVP를 거머쥔 한국계 선수 하인스 워드의 영향력이 컸다. 풋볼을 아예 모르는 한인도 워드 관련 문제는 맞춘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미(54.LA)씨는 "3년전 혼혈 한인 선수가 대단한 상을 탔다고 언론에서 하도 떠들썩 해 풋볼이란 걸 알게 됐다"며 "경기 방식은 몰라도 가끔씩 TV를 통해 경기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박경준(52)씨도 "이민 온 뒤 10년이 넘도록 풋볼을 몰랐는데 하인스 워드 때문에 미국인이 열광하는 스포츠란 걸 알게 됐다"며 "아이들에게 위험하다고 풋볼을 안시킨게 후회가 된다"고 말했다.

자라나는 자녀들은 풋볼을 모를 경우 10대와 20대 더 나가아 성인이 된 후에도 미국사회와 담을 쌓을 가능성이 높다. 비록 영어를 잘하고 미국 시스템에 잘 적응하며 우수한 성적으로 좋은 직장에 다니지만 주위 동료들로 부터 '왕따'를 당할 수 있기도 하다.

풋볼 지수는 한인 부모 자신 뿐만 아니라 자녀의 미국화 정도를 가늠해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

'풋볼 지수'란

미국인의 가장 대중적인 스포츠인 풋볼 경기에 관한 기초 지식과 문화적 배경을 묻는 10개 문항으로 구성돼 점수를 산출한다. 미국사회에서 교육을 받고 자라난 보통사람이라면 평균 8~9점은 쉽게 획득할 수 있다. 이 지수를 통해 이민자의 현지화 정도를 가늠할 수 있게 된다.

'풋볼 지수' 관련 설문조사

1. 한 팀의 플레이어는 몇 명인가

7명( ) 9명( ) 11명( ) 13명( )

2. 하인스 워드의 소속팀이 어디인가

카우보이( ) 차저스( ) 스틸러스( ) 레이더스( )

3. 공격권은 몇 번 주어지나

1번( ) 2번( ) 3번( ) 4번( )

4. 퍼스트 다운(first down)의 의미를 아는가

안다( ) 모른다( )

5. 필드골의 점수는 몇 점인가

1점( ) 3점( ) 6점( ) 7점( )

6. 프로선수 이름을 3명 이상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