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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여중생 폭력까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학교폭력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데 수그러들기는커녕 날로 확산돼 어린 여중생에게까지 번지고 있다.개탄만 하고 있기엔 우리 청소년들이 너무 위태롭다는 위기감마저 든다.학교폭력이 사회문제화된 후 경찰의 학교주변 단속.담당검사제 실시로 반짝 사라지는듯 했다.그러나 현실은 폭력이 더욱 은밀하게 확산되고 있다는 사례가 계속 나오고 있다.

한반 여중생들로부터 집단폭행당한 여중생이 투신자살을 했다.'나쁜 학생들과 수련회에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메모를 남겼다가 같은반 아이들로부터 집단폭행당했다고 한다.길을 가다 쳐다봤다는 이유만으로 여중생을 감금하고 7시간동안 폭행한 같은 또래 여중생이 경찰에 잡히기도 했다.감금.폭행 뿐만 아니라 무릎으로 기면서 개짖는 소리를 지르게 하는 가혹행위를 강요한 여중생들도 있었다.불과 몇해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이처럼 폭넓게 학교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다.

말로만 하는 학교폭력근절로는 꿈많은 소녀시절에 깊은 상처를 주는 폭력행위를 막을 수 없다.학교와 학부모가 공동연대한 조직적 대응책이 있어야 자녀를 폭력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일부 학부모들은 막대한 경비를 들여 경호원까지 동원해 자녀를 돌보는 노력을 보이기도 한다.이런 식의 개인적 대응보다는 공동대응이 효과적이다.

먼저 피해학생들에 대한 조사를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학교내 폭력사례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학교운영위원회 중심으로 해야 폭력의 사전예방이 가능하고 폭력을 차단할 대응책이 나올 수 있다.문제학생과의 상담및 가정과 연계된 지도도 필요하다.

경찰만 믿을게 아니다.청소년보호법을 제정하고 단속한다지만 은밀히 번지는 학교폭력을 막기는 어렵다.조직폭력배를 연상시키는 고교생폭력은 경찰이 맡아야 할 사안이지만,여중생.초등생까지 번지는 작은 폭력이나 동급생 괴롭히기 현상은 교사와 학부모간 연대로 막는 자구노력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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