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뭉친 근막통증 국소마취제로 치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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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입시생을 두고 있는 Y(여.45)씨는 얼마전 선반에 있는 물건을 꺼내다 갑자기 목이 뻣뻣해지고 팔에 힘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그후 앉아있기조차 힘들 정도로 어깨와 등이 결리고 팔이 저린 것은 물론 만성적 통증으로 우울증까지 겹쳐 그야말로 심신이 괴로운 나날이 계속됐다.

증세로 보면 목디스크쯤으로 생각되지만 진단명은 전혀 다른 근막통증증후군.근막통증증후군은 근육이 경직돼 주변의 혈관을 압박,나타나는 통증.단단해진 근육이 혈행장애를 유발하고 이에따라 세포대사 과정에서 생산되는 찌꺼기가 배출되지 못해 축적되면서 딱딱한 통증유발점이 형성되는 것이다.

한양대의대 구리병원 이상건(재활의학)교수는“근막통증증후군은 경직된 상태에서 일을 하는 직업에서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가사와 자녀교육으로 항상 긴장상태를 유지하는 40대 이후 주부들에게 흔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 질환의 특징은 처음엔 어깨나 뒷목이 부분적으로 아프다가 점차 근육 여기저기가 뭉친 것같이 통증이 오고 무력해지며 만성화될 경우 무력감.피로감이 함께 온다는 것. 신사통증클리닉의 고준식원장은 이처럼 지속되는 통증증후군을'악순환의 고리'로 설명한다.근육.인대가 긴장하면 혈행장애가 생겨 통증유발점이 형성되고,이 통증유발점이 다시 주변 근육.인대의 긴장을 유발하는 방식으로 일정한 주기를 반복한다는 것이다.히스타민.세로토닌과 같은 대사물질이 강력한 통증을 유발하는 주범들. 특히 경직된 근육이나 통증 유발점은 주위 신경을 압박,신경 분포에 따라 멀리 떨어진 부위에도 통증이 나타나는 원격통을 발생시킨다.따라서 처음 발생한 통증유발점을 찾지 못하고 원격통만을 치료할 경우 치유효과는 떨어지게 마련이다.

근막통증증후군 치료는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고 뭉친 통증유발점을 이완시키는 것이 원칙.고원장은“심하지 않을 때는 온습포나 초음파 마사지.전기자극.스트레칭 운동요법이 도움이 되지만 만성화된 경우엔 혈액순환을 도와주면서 통증유발점을 찾아 희석된 국소마취제를 주사함으로써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종관 기자

<사진설명>

항상 긴장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주부들은 어깨와 목의 근육.인대가 쉽게 경직돼 통증이 생긴다.사진은 근막통증증후군 환자에게 통증 유발점을 찾아 희석된 국소마취제로 치료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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