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의사람들>1. 일본 주니치 호시니 감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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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선동열이 파죽지세로 세이브기록을 쌓아가고 있다.벌써 19세이브.이같은 속도라면 일본프로야구 시즌 최다세이브기록 돌파도 가능하다는 전망이다.선동열이 지난해의 부진을 떨치고 재기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시리즈로 엮어본다.

“아직 기대에는 못미친다.” 올시즌 완벽한 마무리로 팀을 이끌고 있는 선동열에 대해 주니치 드래건스의'열혈남아'호시노(사진)감독은 15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뜻밖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그는 아직 선의 평가에 대해 냉혹하다.그러나 그는 곧“선동열은 급한 승부에선 대부분 자신의 빠른공으로 타자를 압도한다.만일 선이 한국에서와 같은 슬라이더나 떨어지는 변화구를 구사하면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선동열의 기량을 높게 평가,속깊은 뜻을 짐작케 했다.

호시노 감독은 선이 더 완벽한 투수가 될 수 있는데 힘으로만 타자를 요리하는 투구패턴이'옥에 티'라는 것이다.

그같은 견해는 일본프로야구 세이브포인트기록(44세이브포인트)을 보유한 곽원치와의 비교에서도 잘 드러난다.그는“곽원치가 빠른공과 변화구를 고루 배합하며 타자를 요리한 반면 선동열은 빠른공만으로도 타자를 압도한다”며“곽원치도 잘했지만 올시즌 선동열처럼 완벽한 마무리는 하지 못했다”고 평가,선이 우위에 있음을 시사했다.

호시노 감독은 올시즌 선동열의 공헌도에 대해“만일 지난해 선이 올시즌의 절반만 해주었어도 주니치는 우승했을 것”이라며 올해는 “팀공헌도 역시 최고”라고 했다.

당초 호시노 감독은 주니치구단 내부에서도 선동열의 재기에 가장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 사람중 하나였다.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이 컸었는지 그는 다른 외국인투수의 수입을 위해 선동열을 엔트리에서 제외시키자고 강력히 주장하기도 했다.선동열을 자극,분발케하려는 속셈이었다.그는 지금 선동열이 구위를 회복하며 성적을 쌓아가자 선동열을 애지중지,절대적인 후원자로 변했다. 고시엔=사진 김진석 기자 글 김홍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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