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미국 워터게이트사건 25주년 제보는 누가 했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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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17일은 워터게이트사건(72년)이 일어난지 25주년이 되는 날이다.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을 사임케 했던 이 사건의 발생 사반세기를 맞아 워싱턴에서는 요즘 이를 재조명하는 작업이 한창이다.이중에서 최대 관심은 뭐니뭐니해도 비밀제보자가 누구일까 하는 대목. 그러나 현재까지도 그 부분은 베일에 싸여있다.내막을 아는 사람은 우드워드.번스타인 두 기자와 벤저민 브래들리 당시 워싱턴포스트 편집국장등 3명뿐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워싱턴포스트지 사주인 그레이엄 회장조차 최근 발간된 회고록에서 자신 역시 모른다고 밝혔다.

편집국장이던 브래들리도 사건 당시에는 몰랐다.그는 15일(현지시간) 미NBC 방송에 출연,자신이“닉슨 대통령이 사임한지 1년 뒤인 75년에야 비로소 알게 됐다”고 고백했다.그는“75년 우드워드와 워싱턴의 한 공원을 산책하면서'이제는 나도 제보자의 이름을 알 때가 된 것같다'고 하자 우드워드가 제보자를 알려주었다”고 전했다.

어쨌든 문제의 제보자는 워싱턴포스트측만 알고 있다.그럼에도 워싱턴포스트는 13일자에서'제보자가 누굴까'라는 특집기사를 게재,독자들의 궁금증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워싱턴포스트가 거명한 유력한 제보자는 사건 당시 국가안보회의 고위참모와 안보보좌관을 지냈던 알렉산더 헤이그와 헨리 키신저 전국무장관,중앙정보국장 최측근 참모 코드 마이어,연방수사국장서리 패트릭 그레이 등이다.그러나 거명된 사람들은 한결같이 펄쩍뛰며 부인하고 있다.

우드워드는 한때 제보자가“지적이고 애주가이자 지독한 흡연가”라고 묘사한 바 있다.

브래들리는 이날“제보자가 현재 생존하는 남자이며 우드워드와 번스타인은 제보자가 죽을 때까지 정체를 숨겨주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미헌정사를 바꾼 워터게이트 사건 제보자의 정체는 최소한 그가 죽을 때까지는 베일을 벗기 어려울 것같다. 워싱턴=길정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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