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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개방 파고 기술로 승부 - CDMA(부호분할다중접속) 성공사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1면

시장개방에는 기술로 맞서는 것이 상책이다.국내 통신업계가 지난해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부호분할다중접속(CDMA)기술에 의한 디지털이동전화 분야가 그 대표적인 성공사례다.SK텔레콤은 지난달 CDMA방식 디지털이동전화 기술의 종주국인 미국에서 온'귀한 손님'들을 맞이했다.손님들은 현재 기업통합을 추진중인 캘리포니아주 이동전화업체 에어터치와 북서부 시내전화회사 US웨스트 관계자들.이들의 방문 목적은 8백㎒대역 이동전화서비스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아날로그방식으로만 이동전화서비스를 해온 이들 업체는 개인휴대통신(PCS)의 등장이 임박하자 위기감을 느끼고 CDMA방식의 서비스를 서두르고 있다.8백㎒의 아날로그용 주파수를 조금씩 떼어내'파워밴드'라는 디지털서비스로 전환해야 하는데 전세계적으로 이같은 사업경험을 가지고 있는 업체는 한국의 SK텔레콤 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된 것이다.CDMA기술의 원조가 한국업체에 한 수 지도를 부탁한 셈이다.

여기서 얻은 사업운영의 노하우를 일부 활용,US웨스트는 덴버시,에어터치는 디트로이트시에서 CDMA서비스를 최근 시작했다.

한국소프트텔리시스사는 지난 2월 미국 3위의 PCS업체 넥스트웨이브로부터 2억4천만달러 규모의 통신망운영및 과금부가 소프트웨어를 수주했다.이 회사는 지금 유럽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자국 무선통신업체에 걸어두었던 외국인투자한도 25% 상한규제를 풀기로 내부 방침을 최근 정했다.이 때문에 영국의 브리티시텔레콤(BT)사와 미 제2의 장거리전화회사인 MCI가 넥스트웨이브를 인수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한국소프트텔리시스는 BT가 넥스트웨이브의 경영권을 인수하면 역으로 CDMA 불모지인 유럽에 우리의 CDMA망 운영기술이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넥스트웨이브로부터 대규모 수주를 받고 나서 이 회사에는 태국.베트남.말레이시아.싱가포르등 동남아국가들로부터 업무협의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CDMA의 결실이 가장 크게 영그는 분야는 장비제조업. 삼성전자.LG정보통신은 CDMA기술을 발판으로 해외진출을 서두르고 있다.삼성전자는 지난 3월18일 중국 상하이(上海)휴대폰서비스 시범사업자로 선정됐고 최근에는 선전(深수)지역 입성에도 성공했다.LG정보통신은 광저우(廣州)시범사업자 선정에서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

이밖에 브라질.멕시코.칠레.콜롬비아.에콰도르등 중남미도 우리의 CDMA텃밭이 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들어 국내 기업들을 더욱 고무시키는 것은 CDMA를 국가 또는 기업 표준으로 정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는 점이다.일본.필리핀.태국등 아시아 국가는 물론 이스라엘.콩고민주공화국(옛 자이르).잠비아등이 CDMA방식 기업을 휴대폰 또는 PCS업체로 선정했다.

CDMA 꿈은 여기서 머물지 않고 음성.데이터.영상까지 전송 가능한 미래형 이동통신인 플림스(FPLMTS;미래공중육상 이동통신시스템)개발에까지 뻗쳐 있다.플림스의 기술선점을 위해 정보통신부는 오는 2001년까지 1천6백2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2단계로 나누어 추진될 개발계획은▶올해부터 99년까지 정부.기업이 절반씩 총 6백60억원의 기금을 조성,기본모델을 개발해 이를 국제표준으로 추진하고▶2001년까지 서비스.제조업체별로 상용제품 개발을 유도한다는 것. 개발계획의 핵심은 국제표준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동시공학 기법을 도입한다는 점이다.이 기법은 기초 연구단계부터 교환기 개발.망구축.사후유지보수등 상용화를 위한 전과정을 동시에 고려해 진행되는 생산.거래.운영 통합정보시스템(CALS)의 핵심 연구개발 방식이다.

<사진설명>

지난 95년12월말 세계 최초로 인천.부천지역에서의 CDMA 이동전화 상용서비스를 위해 한국이동통신 디지털서비스운영센터 직원들이 통화품질을 점검하고 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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