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빠이 빈자리 제가 맡겠어요' - 개그맨 김종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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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뽀빠이 아저씨'이상룡(54)씨가 심장병어린이재단 공금유용 의혹에 휘말리며 남긴 빈자리는 크다.

지금 어린이들의 부모세대가 어렸을 때부터 수십년간 어린이프로그램 진행자로서 아이들 곁에 머물렀었다.

그렇게 쌓아온 친숙함 때문에 학교 선생님 말씀을 듣지 않는 아이들조차 그의 말은 따랐다.

그가 더이상 어린이들의 친구이자 선도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없게 된 지금,그 자리를 누가 이을 수 있을까. 김종석(36.사진)씨는 조금도 주저없이 “내가 하겠다”고 나선다.벌써 15년째 외곬로 어린이 프로그램 출연을 고집해 왔다.

그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해에는 한국PD연합회로부터 TV 진행자상을 받았고 또 11일에는 문화체육부장관으로부터 공로표창을 받는다.

그는 82년 MBC'뽀뽀뽀'로 데뷔한 이래 MBC'모두모두 즐겁게'(85년),'야 일요일이다'(86년)에 출연했고 90년 MBC'파란마음 하얀마음'부터 MC를 맡아 지금은 EBS'딩동댕유치원'을 진행중이다.

“지난해말 길을 가는데 누가'길쭉이 아저씨'하고 부르더군요.85년'뽀뽀뽀'를 떠난 뒤론 못 듣던 별명이었습니다.” 그는 어린이날이면 이곳 저곳 불려다니느라 홍역을 치른다.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무려 다섯곳에서 행사 진행을 맡았다.그나마 근처에 모여 있으면 다행이련만 행사장은 서울 북쪽 드림랜드에서 과천 서울랜드까지 골고루 퍼져 있었다.

“행여 길이 막혀 늦을까봐 오토바이 배달업체에 특별히 부탁해 오토바이 뒤에 타고 다녔습니다.” 그래도'혹시'하는 마음에 하루 전 행사장 사이의 이동시간을 측정하는'예행연습'까지 가졌다고.'딩동댕…'에서 그의 별명은'땡이 아저씨'.“'땡이 할아버지'소리를 들을 때까지 어린이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게 그의 소원이다. 글=권혁주.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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