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항쟁 10주년 기념프로 방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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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87년6월.'호헌철폐.독재타도'를 외치던 분노한 함성이 전국을 메아리쳤던 그때.시민의 힘으로 6.29선언과 직선제를 이끌어내 우리 현대사의 큰 물줄기를 바꾼 이른바'6월항쟁'이 들불처럼 피어올랐던 변혁기였다.

역사의 수레바퀴는 쉼없이 돌고돌아 어느새 올해로 항쟁은 10주년을 맞았고 기념사업회등에선 본격적인 재조명도 시도되고 있다.SBS와 MBC는 이런 움직임과 때를 맞춰 87년 6월을 되돌아보는 프로그램을 나란히 마련해 관심을 모은다.

SBS는 9일 밤11시'그것이 알고싶다'시간에'1987년6월,그후 10년'(연출 민인식)을 방영한다.

제작진은 87년6월의 시대배경을 소개한 뒤 당시 항쟁을 이끌었던 지도부 인사들의 회고담과 현재 모습등 인물에 포커스를 맞추게 된다.

김영춘(당시 고려대 학생회장).송영길(당시 연세대 총학생회장).황인성(당시 전국연합집행위원장)씨 외에 이인영.박성헌.허인회.설훈.박종운.김훤주.석영철.김숙자씨등 10여명을 만났다.이들을 ▶제도정치권 진출자▶생업종사자▶고시파▶재야운동권 잔류파로 나눠 접근했다.

제작과정에서 안기부로부터“대부분이'문제인물들'이니 신중하게 순화시켜 다뤄달라”는 주문이 들어오기도 했다.제작진은 결국 재판에 계류중인 허인회씨와 복역중인 하정길(당시 야채상)씨는 녹화를 하고도 방영은 하지 않기로 했다.6월항쟁에 대한 시민들의 의식을 조사한 설문조사결과도 공개된다.

MBC가 12일 밤11시'다큐스페셜'시간에 마련한'87년6월'(연출 최우철)은 역사적 의의를 재조명하는데 주력할 예정이다.박종철 고문치사사건과 4.13호헌조치등 항쟁을 촉발한 시대상황을 자료화면으로 소개하고 6.10호헌철폐대회,6.18최루탄추방대회,6.26평화대행진등 항쟁의 경과도 소개한다.

특히 그해 6월9일 시위도중 숨진 이한열씨가 쓰러지기 직전의 모습이 담긴 필름도 최초로 공개할 예정이다.항쟁의 지도부 인사들,명동성당 농성자에게 도시락을 건넸던 여고생 김현숙씨,넥타이부대로 직접 시위에 동참했던 시민 홍순만씨도 소개한다. 장세정 기자

<사진설명>

87년 명동성당에서 천주교 사제들이 전두환 당시 대통령의 4.13호헌조치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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