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김미화, 정덕희교수 강연 패러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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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원조보다 더 웃기는 패러디.' 코미디계의 안방마님 김미화(33)가 벌이는 강의식 코미디가 장안에 화제다.지난달부터 시간대를 밤11시로 옮겨 화요일에 방영중인 SBS'코미디 전망대'(연출 신정관.대본 윤학열).서두를 장식하는'김미화교수의 행복하소서'는 얼핏 보기에 사이비 여교주와 그를 추종하는 신도들이 벌이는 신흥교단의 집회로 착각케 한다.

하지만 김미화교수의'강의'를 유심히 듣다보면 누구나 웃음보를 참지 못하게 된다.비결은 뭘까.사실 이 코너는 지난 3월 SBS'정보특급 금요베스트 10'을 통해 처음으로 소개된 정덕희(41.경인여전)교수의 강연을 패러디한 것이다.정교수 강의의 트레이드마크'사랑하소서'를'행복하소서'로 바꾸고 자칫 거부감을 줄 수 있는 부분은 걸러낸뒤 재치있게 재구성했다.'행복하소서'는 원작자에게 피드백돼 이제는 정교수도 강연에서 적극 동원하고 있는 말. 우선 매월 기업체등에 1백여회의 초청 강연으로 월 3천여만원을 번다는 정교수의 강연비디오를 입수해 철저하게 분석했다.화장법.옷차림에 비음짙은 목소리등 말투와 몸짓을 익혔다.중간중간에 삽입되는 후렴구'행복하소~서'도 한껏 흥을 돋운다.

'남편 기를 살리자''냄새나는 여자가 아름답다''아이를 잘 만드는 여자''왕창왕창 싸우며 삽시다''거짓말하며 삽시다'등 역설적인 내용도 흥미롭다.'남편과 맞붙어 싸우라'는 부추김성 멘트는 지양하고'남편기를 살려주면서도 지혜롭게 사는법'을 이야기 한다.'행복해 행복해…'로 이어지는'행복 송'과 김미화가 들려주는'행복 시'도 웃음을 자아낸다.

교수역은 처음이라는 김미화는“20분간 NG없이 외워 진행하는'강의'준비가 몹시 힘들다”면서도 기업체.백화점등에서 쇄도하는'출강요청'에“진짜 교수된 기분”이라며 너스레를 떤다.

'김교수'의 주가가 상승하자 원조 정교수측에선'저작권 침해'라는 우스갯소리가 흘러나오기도 한단다.

슬랩스틱이 아닌'김미화교수…'코너는 메시지가 담긴 고급 코미디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어 더욱 흥미롭다. 장세정 기자

<사진설명>

교수의 명강의를 흉내낸 코미디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김미화.오른쪽은

실제주인공인 정덕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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