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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공부 쉽게 하려면

중앙일보

입력


영어 단어는 여러 뜻으로 사용된다. 단어공부와 함께 다양한 쓰임새를 익혀야 문장독해에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중앙포토]

영어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 열심히, 성실히 공부하는 것이 기본이다. 하지만 열심히 영어공부를 했는데도 영어를 잘 못하는 자신을 보며 자괴감을 느끼는 한국인이 많다. 왜 그럴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여기서는 영어읽기 공부와 관련해 설명한다.
 
 영어단어장 만들어 달달 외우는 학생들

 먼저 영어읽기의 기본으로 어휘, 문장구조, 수준에 맞는 영어책 읽기를 들 수 있다.
어휘 공부를 할 때 영어단어장을 들고 다니면서 공부를 하는 학생이 많다. 나쁘지는 않다.
그러나 자신의 수준에 맞는 영어책 읽기를 병행하지 않으면 공부한 어휘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영어단어 wear는‘wear clothes’‘wear shoes’‘wear glasses’‘wear socks’‘wear one’s seat belt’‘wear gloves’‘wear one’s hat’처럼 다양한 뜻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우리는 wear라는 영어단어를 대부분 ‘입다’라는 한 가지 뜻으로 외우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신을 신다’‘안경을 끼다’‘허리띠를 착용하다’‘장갑을 끼다’‘모자를 쓰다’처럼 다양한 활용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할 수 있다. 이처럼 영어 단어는 다의어(多義語)이다. 따라서 단어공부와 함께 다양한 쓰임새를 문장을 통해 익히지 않으면 영어문장의 뉘앙스를 잘 파악하지 못하거나 작문이나 대화를 할 때 어색한 표현을 사용할 수 있다.

기본적인 문장구조 차이점 잘 이해해야

 둘째, 어순 차이가 영어 공부를 어렵게 한다.
우리말 어순은 동사가 마지막에 위치하지만 영어는 주어 다음에 바로 나온다. 가령 ‘나는 어제 동물원에 갔다’라는 우리말은 영어로 ‘I went to the zoo yesterday’가 된다. 우리말은 ‘갔다’라는 동사가 마지막에 왔지만 영어는 주어 I 다음에 왔다. 우리말은 결론이 항상 마지막에 나온다고도 할 수 있다. 우리말은 끝까지 들어야만 결론을 알 수 있는 미괄식 문장을 많이 구사한다. 반면에 영어는 두괄식문장을 구사한다. 형용사의 경우도 우리말은 항상 명사 앞에서 수식하지만 영어는 뒤에서 수식하는 어순이 발달돼 있다.

 가령 우리말로 ‘나는 어제 매우 재미있는 영화를 보았다’라고 하면 영어로는‘I watched a movie which was very interesting yesterday’가 된다. 우리말은‘매우 재미있는’이라는 형용사구가 영화라는 단어 앞에서 수식하지만 영어는 관계사절을 이용해 뒤에서 수식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영어를 배울 때 이런 기본적인 문장구조의 차이점을 잘 이해하고 반복 연습을 통해 익숙해지게 되면 영어가 재미있고 쉽게 느껴지게 된다.

수준에 맞는 적절한 영어책 읽어야

 문법을 위한 문법보다는 영어 글 읽기에 꼭 필요한 구문을 잘 익히는 연습이 필요하다. 어휘와 필수 영어구문에 익숙해지려면 자신의 어휘와 구문 수준에 맞는 적절한 영어책을 읽어야 한다. 자신의 수준에 맞는 영어 책이라고 하면 대개 흥미있게 읽을 수 있는 주제를 포함하되 페이지당 자신이 모르는 어휘가 5개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

 이럴 경우 자신이 모르는 어휘를 문맥을 통해 유추할 수 있다. 하지만 한 페이지에모르는 단어가 너무 많으면 유추가 불가능하고 계속 영어사전을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영어책에 대한 흥미가 반감돼 영어책 읽기를 쉽게 포기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영어구문 난이도도 초기에는 너무 어렵고 복잡한 구문은 피해야 한다. 두 줄짜리 장문이 포함된 것보다는 한 줄 이내의 단문을 읽는 것이 좋고, 짧은 단문이라도 복잡하지 않은 단순한 문형을 처음에 접하는 것이 좋다. 이런 수준의 영어책에 익숙해지면 수준을 단계적으로 높여 가면 된다. 많은 학부모나 학생이 주변의 분위기에 편승해 남들이 하는 것을 따라 하다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

 수준과 기호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영어책은 많다. 대형서점에는 요즘 외국 서적들이 난이도별로 시리즈로 나와 있다. 학부모와 학생이 함께 서점에 가서 수준과 기호에 맞는 책을 골라 읽으면 된다.


고문수 전 민사고 영어과 수석교사·
굿멘토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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