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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5.31 교육개혁 2주년 맞는 안병영 교육부장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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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31일로'5.31 교육개혁'2주년을 맞는다.'교육개혁 전령사'를 자칭하며 개혁 실무를 진두지휘해온 안병영(安秉永)교육부장관을 만났다.교육개혁의 성과와 과제,사교육 경감등 산적한 교육현안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安장관은“다가올 21세기에 필요한 창의성을 계발하고 인간성 함양을 위해서는 교육개혁이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개혁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평가가 쉽지않습니다.그러나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합니다.최근들어 교육현장에 변화가 보입니다.그중 열린교육의 확산등 초등학교의 변화는 기대 이상으로 빠르고 그 움직임이 중등학교로 옮겨가고 있습니다.대학도 마찬가지입니다.특히 급진전하고 있는 교육정보화는 놀랄 정도입니다.이 분야에서는 교육정보종합시스템인 에듀넷(EDUNET)을 학교현장에서 활용하고 위성교육방송 수신기반을 조성하며 도서관을 멀티미디어화한 광주교육청이 선두주자격입니다.나는 이를'광주 모델'이라고 부릅니다.물론 다른 시.도 교육청도 서로 뒤질세라 교육개혁에 열심입니다.다만 현재 진행중인 교육개혁에는'인간성 회복'이라는 측면이 부족합니다.그래서 중도탈락자.학습부진아.귀국자녀 대책과 장애아에 대한 특수교육,유아교육 5개 분야를'장관 프로젝트'란 이름을 붙여 추진중입니다.” -학교현장에서는 교육개혁에 대한 불만도 있는데.“우리 교육계는 기존구조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구조조정기에 있습니다.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과도기에는 원래 일이 많습니다.흔히들 개혁은 혁명보다 어렵다고 합니다.예컨대 학교정보화를 보십시오.새로운 학습자료를 만들랴,교육방법 개선하랴 선생님들의 고생이 여간 아닙니다.그러나 교육개혁이 정착되면 예상이상으로 학교가 달라지고 선생님들의 부담도 줄어들 겁니다.” -과외를 비롯한 고질적인 사교육비를 줄일 방안은 없는 겁니까.“솔직히 말해 묘안이 없어요.과외욕구가 있는데 강제적으로 규제한다고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그렇다고 과외를 완전 허용하는 것도 문제가 많습니다.불법과외 단속을 강화하고 공교육의 질을 높여 사교육 수요를 줄이겠습니다.다행히 고교과외는 주춤하고 있는 상태입니다.대형 입시학원들이 불황이라고 아우성입니다.최근 대학수학능력시험이 과외를 유발한다는 일부 지적이 있어 논란도 있었지만 수능은 학교 교육과정을 서서히 변화시키고 있습니다.토막지식보다 폭넓고 종합적인 사고를 요구하는 수능에서는 다양하게 독서하고 토론과 체험을 많이 한 학생이 절대적으로 유리합니다.수능은 창의적인 인성계발에도 도움이 됩니다.근본적인 문제는 학부모들의 불안과 경쟁심리입니다.고액과외가 수능에 전혀 도움을 주지못했다는 대학 신입생의 말을 믿어줬으면 합니다.” -오는 8월25일부터 실시될 위성교육방송이 차질을 빚을지도 모른다는 지적이 많은데.“8개월전부터 준비해왔습니다.방송공간 문제도 곧 해결되고 공익광고가 가능해 재정도 어려움이 없습니다.교육방송(EBS)이 그동안 수능특강을 성공적으로 해와 최대 3개월이면 강사확보.교재개발이 가능합니다.수신기도 8월까지는 모든 학교에 설치될 겁니다.위성교육방송이 실시되면 전국에 30%정도인 난시청지역 학생들도 방송교육을 받게 됩니다.위성교육방송은 우선 과외수요를 줄이는데 주력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공교육을 보완하고 내실화하는데 활용할 계획입니다.”-일부에서는 고교평준화제도 해제를 거론하고 있습니다.또 내년 고입에서 내신전형도입으로 일부지역에서는 우수 학생의 탈락이 예상되는데.“고민입니다.기본적으로 고입시는 교육감 권한입니다.그래서 교육감들과 함께 해결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습니다.평준화는 교육철학의 문제입니다.평준화에 바탕을 두되 학생들의 영재성.수월성을 키워줘야 한다고 봅니다.어느 한쪽에서만 접근하면 위험합니다.따라서 현재의 틀은 유지하되 예견되는 부작용은 보완하겠습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최근 발표한 대학교육여건을 보면 대학들이 연구와 시설투자에 소홀합니다.이런 가운데 대학설립이 자율화돼 부실대학이 양산될 우려도 있는데.“최근들어 젊은 교수들을 중심으로 대학의 연구활동이 상당히 활발해졌습니다.대교협의 수량적인 지표가 우리 대학 현실을 모두 반영한다고 보지 않습니다.사립대 재단이 투자를 적게 하는 것은 걱정입니다.그러나 대학설립준칙은 교수등 본질적인 교육여건에 대해선 오히려 강화되었습니다.과거에는 외적인 면을 중시했지만 준칙은 질을 강화했습니다.일부에서 지적하는 지방대 공동화 현상은 사실이 아닙니다.상당수 전문대 졸업생이 편입학 혜택을 받아 일반대로 진학하는겁니다.” -일부 대학과 전문대의 재단에서 비리가 발견되고 있는데.“대학내 분쟁은 내년에 교육분쟁조정위원회가 설립되면 지금보다 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인력부족등의 한계로 교육부 감사가 완벽할 수는 없지만 보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전교조에서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교육정책에 대해 C학점을 줬습니다.

“예상보다 높게 주셨는데요(이 부분에 대해 安장관은 쓰지말라고 요청했다).앞으로 더욱 열심히 하라는 질책으로 알고 A학점을 맞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차기 대통령에게 바라는 교육정책은.“교육개혁은 이제 발동이 걸렸습니다.누가 대통령이 되든 지속적으로 교육투자를 해야 합니다.미국.영국등 선진국과 중국.몽골도 21세기에 대비해 교육개혁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대선(大選)이 다가오자 일부 대학교수들의 정치 참여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교수들의 정치적 관심이 정책에 대한 관심이면 너무나 당연하다고 봅니다.사회과학자가 같은 정책관을 가진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가능합니다.그러나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얽혀 참여하면 곤란하다고 생각합니다.” -시.도 교육청이 전교조 참여교사 징계 절차를 밟고 있는데.“교원이 노동조합이란 형태로 자기 이익을 표출하는 것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입니다.” -앞으로 계획은.“임시국회에 교육개혁 관련 7개 법안을 제출합니다.그러면 교육개혁을 위한 주춧돌은 거의 완성되는 셈입니다.그리곤 교육개혁 내실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정리=오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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