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마셜플랜 50주년 기념식서 동유럽은 EU가 도울것을 강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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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마셜플랜의 도움으로 경제적 부흥에 성공한 유럽의 정상들이 28일 네덜란드의 헤이그에서 빌 클린턴 미대통령을 초청해 마셜플랜 50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특히 이번 기념식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러시아간 협력협정이 체결된 직후 열리는데다 옛소련블록 동유럽국들이 NATO 가입을 열망하는 가운데 이루어져 특별한 관심을 끌었다.

클린턴 대통령은 미국의 지원으로 유럽에서 민주주의가 승리할 수 있었다고 강조하고 이제 민주주의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는 동유럽을 위한 대규모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이날 동유럽국들을 상대로한 제2의 마셜플랜같은 선물을 내놓지는 않았다.

대신 그는 동유럽국들에 이미 국제금융기관들과 개인투자가들을 통해 9백50억달러 이상이 지원됐다는 점을 강조해 미국정부 주도의 지원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클린턴은 특히“당시 미국이 지원한 따뜻한 수프를 학교급식을 통해 먹고 자랐던 헬무트 콜 소년이 지금 유럽에서 가장 부강한 국가의 지도자가 됐다”고 말하고 동유럽국들에 대한 지원에 유럽국가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클린턴의 이와같은 발언은 서유럽국들에 대해 접경하고 있는 이웃에 대해 보다 많은 재정지원과 문화정치적 지원분담을 요구하는 것으로서,NATO 확대비용등을 둘러싼 미.유럽간 비용분담 협상이 앞으로 힘겨울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미국은 과거 서유럽 부흥을 위한 마셜플랜에 48년부터 52년까지 총 1백20억달러(현재 가치로 9백억달러,81조원 상당)를 지원했지만 동유럽을 위해선 이와같은 지원을 미국정부 주도로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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