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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터키 이스탄불 (1)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이 스탄불.동로마제국의 수도로 1천년간 비잔틴 문화의 꽃을 피웠던 곳.그후에는 오스만투르크의 이슬람문화가 5백여년간 지배해온 기구한 운명의 고도.멀리 중국 베이징(北京)에서부터 이어지는 실크로드의 종착지며 유럽대륙을 가로질러 영국 런던까지 이어지는 오리엔탈 특급열차의 출발지로 번영을 누려온 상업도시.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지정학적 요충지인데다 이슬람문명과 기독교적인 비잔틴 문명의 충돌지역이었기에 이스탄불은 기구한 역사를 잉태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비잔틴 예술의 극치인 성소피아 성당과 이슬람 예술의 걸작인 블루모스크가 나란히 마주보고 있는 이색적인 도시로 남게 됐다.

이스탄불 관광은 보스포루스 해협에서 시작된다.북쪽의 흑해와 남쪽의 마르마라해를 연결하는 길이 31.7㎞의 이 해협을 경계로 동쪽은 아시아,서쪽은 유럽대륙이 된다.해협을 연결하는 보스포루스교를 지나면 두 대륙을 가로지르는 희귀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이스탄불 역시 이 해협을 경계로 아시아지역과 유럽지역으로 나뉘며 유럽지역은 골든혼이라 불리는 길고 좁은 만을 경계로 남쪽의 구(舊)시가와 북쪽의 신(新)시가로 나뉜다.구시가에는 성소피아 성당.블루모스크.톱카피궁.그랜드 바자등 볼거리가 풍부하며 신시가에는 돌마바체궁이 있다.

아야소피아 또는 하지아소피아('성스러운 지혜'라는 뜻)로 불리는 성소피아 성당은 537년 유스티니아누스 황제가 5년간의 역사끝에 완성했다.

“나는 솔로몬 당신을 능가했노라”며 황제는 감격했지만 20년후 성당을 덮은 돔이 무너져버렸다.황제는 직경 32,높이 56인 거대한 돔을 다시 만들 수밖에 없었다.

그후 1천4백여년간 이 건물은 자리를 굳건히 지키면서 오스만제국의 점령기에는 첨탑을 세워 이슬람사원으로 사용됐다.

1934년 아카투르크(터키의 아버지'케말파샤'를 말함)가 박물관으로 지정했다.건물안은 비잔틴 양식의 정교한 모자이크로 된 성화와 스테인드 글라스로 장식돼 있다.

성소피아 성당 건너편에는 술탄 아메트의 모스크가 서있다.1617년 완성된 이 사원은 돔의 규모가 직경 23.5,높이 43로 성소피아 성당보다 작지만 정확한 비례에 의한 첨탑과 돔의 조화로 오히려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는다.내부를 갖가지 푸른색 타일로 구성한 아라베스크 무늬로 장식해 별칭이 블루모스크. 여 기서 15분쯤 천천히 걸으면 톱카피궁에 도착한다.4백년 오스만제국의 중심지였으며 지금은 도자기.장신구.무기등이 전시된 박물관이다.86캐럿의'스푼메이커'다이아몬드와 에메랄드로 장식된 초승달 모양의 단검등이 유명하다.

이 근처에는 로마시대의 유적인 지하 저수지.운동장(히포드럼)등이 있으며 4천여개의 상점과 67개의 골목으로 이뤄진 그랜드바자에서 카펫.가죽제품.터키석등 특산물을 살 수 있다.

골든혼 건너 해안에는 19세기 중엽 대리석으로 지은 돌마바체궁이 자리잡고 있다.

6백 길이의 궁에는 방마다 카펫이 깔려있으며 리셉션홀에는 7백50개의 촛불을 켤수 있는 4.5의 크리스털 샹들리에가 달려있다.1938년 국부'케말파샤'가 숨을 거둔 곳으로도 유명하다.

고대와 근대를 오가는 2천여년의 역사를 숨쉬다 보면 어느새 해가 진다.우리나라의 명동격인 탁심광장의 이스티크랄 거리의 선술집에서 맥주를 한잔 해도 좋고 유명한 배꼽춤(밸리댄스)을 보여주는 클럽에서 저녁시간을 보내도 좋다.

이스탄불=김창우 기자

<사진설명>

터키 사람들은 이스탄불을'두 대륙의 동화'라고 부른다.아시아와 유럽을 가르는 보스포루스 해협과 골든혼으로 둘러싸인 구시가지엔 성소피아 성당(가운데 건물).블루모스크등 비잔틴과 이슬람 문화의 정수가 모여 있다.특히 트로이등의 유적은 노천박물관을 방불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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