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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임원도 20~30% 줄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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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16일 오전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의 한 사업 부문에서는 세 명의 임원 중 한 명이 출근하지 않았고, 다른 한 명은 인사 통보를 받은 듯 짐을 쌌다고 한다. 이날은 삼성의 사장단 인사가 발표된 날이다. 삼성은 사장단에 이어 19일엔 부사장급 이하 임원 인사를 한다. 계열사별로 임원 인사가 발표될 예정이지만 전체적으로 20~30%의 임원이 줄어들 전망이다. 사장단의 절반을 이미 물갈이한 만큼 임원 인사도 ‘바꿔’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사장단 평균 연령도 60세에서 56~57세로 젊어진 만큼 55~56세 이상 임원이 상당수 물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익명을 요구한 삼성 관계자는 “대부분의 계열사에서 금요일(16일) 이전에 승진·퇴진 여부를 통보했다”며 “지난해 임원 인사가 소폭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은 대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임원 인사의 특징은 간접경비를 줄이는 방식이라고 한다. 간접경비란 인건비 등 실제 생산이나 판매 이외의 부문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말한다. 호황기를 구가하며 비대해진 조직을 가볍게 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각 계열사의 경영관리 담당 임원이 대거 자리를 옮길 전망이다. 관리 담당 임원은 각 계열사의 핵심이다. 그런데도 이들을 물갈이하는 것은 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경영 패러다임을 바꿔보겠다는 최고위층의 의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관리 부문에 대한 최고위층의 불신도 크다.

이번 임원 인사도 핵심은 삼성전자다. 그간 반도체· LCD·디지털미디어·정보통신의 4개 사업 부문과 경영지원·기술 2개 지원 부문 등 모두 6개 총괄로 운영됐다. 하지만 사장단 인사에서 2개 지원 부문이 해체되고 4개 사업 부문은 2개로 통폐합됐다. 그만큼 인사 폭이 클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때문에 내부에선 올해 물러나는 임원이 전체 800여 명 중 200~300명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보직 이동을 포함하면 삼성전자는 절반가량의 임원이 자리 바꿈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의 최대 금융 계열사인 삼성생명도 임원 20%가량이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승진자는 사장단 인사에서 두각을 나타낸 삼성전자 TV 부문, 건설·조선 부문에서 많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또한 실적 부진을 이유로 화학 부문과 에버랜드에서 임원진 상당수가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사장단 인사에서 김인 삼성SDS 사장이 삼성네트웍스 사장직을 겸임하면서 두 회사 간 합병 가능성도 커졌다. 김 사장은 평소 삼성SDS와 삼성네트웍스가 합병해야 시너지 효과가 난다고 밝혀 왔다. 이렇게 되면 이 부문의 임원도 감축이 불가피하다.

이건희 전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도 관심이다. 하지만 전무 승진 뒤 3년이 지나야 부사장 승진 대상이 되는 인사 관행으로 미뤄볼 때 올해는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는 2007년 1월 전무로 승진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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