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在중국96展 100여점 내달 3일까지 첫 전시 - 동덕디자인갤러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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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조잡한 포장용기에 담긴 값싼 중국상품이 우리나라 시장에 넘쳐나면서 중국제(中國製)라면 막연히 질(質)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또 디자인도 낙후된 것으로 여긴다.하지만 현대 중국의 디자인 실력은 우리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다.

지난 20일부터 6월3일까지 서울청담동 동덕디자인갤러리(02-940-4141)에서 열리고 있는 '중국시각디자인전'에 가면 예상치 못했던 높은 수준에 “악!”하고 입이 딱 벌어질 정도다.

이 전시는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소개되는 중국 그래픽디자인전.지난해 9월 중국 선전(深수)에서 개최된'평면설계(平面設計.그래픽디자인에 해당) 재중국(在中國) 96전'입상작 1백여점을 전시하고 있다.중국과 홍콩.대만.마카오에 거주하는 디자이너 1천5백명이 응모한'평면설계 재중국 96전'은 중국이 세계무대 진출을 위해 야심적으로 기획한 공모전.홍익대 안상수 교수를 비롯해 일본과 프랑스 디자이너등 심사위원을 모두 외국인으로 위촉해 국제공인을 얻고자 노력했다.이 전시는 지난해 12월 선전 전시에 이어 일본과 한국을 거쳐 프랑스에 순회전시될 예정이다.세계디자인계의 많은 전문가들은 이 전시가 중국의 디자인을 다시 보게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공모전은 포스터.포장.출판.CI등 10개 부문으로 나뉘어 있지만 전시장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크게 보면 모두 공모전 수상작을 보여주는 것이지만 이 가운데 대표적인 중국 디자이너 네 사람의 작품을 따로 떼어 보여주는 섹션을 만들었다.칸 타이킁(55).알란 찬(48).왕슈(42).프리맨 라우(39)가 그들. 중국 광둥성 출신의 칸 타이킁은 일본 디자인전문지'아이디어'선정 세계 1백대 디자이너에 뽑히는등 비중있는 작가.붓의 획과 간단한 사물을 결합한 문자디자인 포스터가 인상적이다.

홍콩디자인을 주도하고 있는 알란 찬은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세계10대 디자인회사로 손꼽히는 알란 찬 디자인회사를 80년부터 운영하고 있다.홍콩에 가면 가장 먼저 마주치는 독특한 홍콩관광협회 로고가 그의 작품.포스터 뿐만 아니라 포장디자인도 함께 선보여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그의 면모를 확인해 볼 수 있다.

이들 주요작가의 작품은 물론 다른 입상작들도 현란하게 사람을 유혹하는 것이 아니라 절제된 색사용과 단순한 이미지로 효과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안상수 교수는“중국의 맛과 세계의 맛이 어우러진 디자인으로 홍콩의 디자인은 이미 세계적 반열에 올라있다”고 말한다.오는 7월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면 홍콩 디자인은 결국 중국 디자인 그 자체가 되는 셈이라고 안교수는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권 디자인전시는 디자인 고급화를 위해 고심하고 있는 우리 디자인계에 적지 않은 자극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안혜리 기자

<사진설명>

중국디자인전에 출품된 왕슈와 세계1백대 디자이너로 손꼽히는 칸 타이킁의 포스터.알란 찬은 눈에 익은 홍콩로고를 만든 디자이너다(원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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