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내 학교 원어민 영어교사 학생들에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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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문법.독해 위주의 딱딱한 수업이 아니라 선생님과 어울려 게임도 하는 영어가 재미있어졌습니다.재클린 선생님 수업시간에는 조는 학생이 아무도 없어요.” 대구북구태전동 영송여고 2학년생인 함혜진(17)양은 요즘 영어회화시간이 돌아오기만 기다린다.

짧은 문장으로나마 외국인과 직접 대화를 나누는 회화위주의 실생활교육이 학생들의 관심을 끌면서 파란눈의 원어민 영어교사들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원어민교사제도는 지난해 2학기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돼 현재 대구시내 42개 학교에 원어민이 1명씩 배치돼 있다.

미국.영국.캐나다.호주등 영어권 출신의 자격을 갖춘 교사들로 1년 계약을 맺고 한국에 들어온 이들은 1주일에 18~20시간씩 학생들이나 외국연수 기회를 갖지 못한 영어교사들을 가르친다.

신명여중(수성구수성1가)영어교사 전미영(全美榮.31)씨는“외국인이 직접 지도하기때문에 학생들이 큰 호기심을 보이고 있다”며 “게임과 노래등 다양한 수업방법이 동원돼 교육효과도 크다”고 말했다.

그러자 처음에는 시큰둥했던 학교들도 이제 너도 나도 원어민교사들을 배정해 줄 것을 대구시교육청에 요구하고 있다.

3일부터 10일까지 희망학교의 신청을 받은 결과 모두 69개교(초등 7,중등 29,고등 33)가 신청했을 정도.지난해 신청학교는 44개교였다.

시교육청 고고림(高高林)장학사는“원어민교사들이 있는 학교의 학생들이나 교사들사이에서 나타나는 반응에 모두들 놀라는 것 같다”며“원어민교사들도 문화.관습의 차이를 극복하고 잘 적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희망학교에 원어민교사를 모두 배정하기는 어려운 실정. 지난해 입국한 42명가운데 개인사정으로 귀국하는 8명을 제외하고 재계약을 희망하는 34명을 포함,확보된 원어민교사는 50여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재계약자들은 현재 있는 학교에 그대로 머물게 하고 신규계약자들은 지난해 희망했다가 배정받지 못한 학교부터 우선적으로 배정하는 방향으로 원어민교사 배정원칙을 마련중”이라고 말했다.

올해 새로 입국하는 원어민교사들은 충북청주 교원대학교에서 2주간의 교사연수를 받고 7월11일 대구에 도착,각 학교에 배정된다.

대구=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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