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茶' 향기 유럽까지 퍼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9면

대나무 잎으로 만든 우리 차(茶.상품명 대잎차)가 유럽시장을 뚫었다.

㈜대나무건강나라는 지난달 말 스위스 굴지의 제약업체인 '브첼리 에이지'사의 유통 자회사인 밤부스란트AG에 올해 10만달러어치를 포함해 향후 3년 동안 100만달러어치의 차를 공급하는 계약을 했다.

수출 금액은 크지 않지만 국산 차가 유럽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대잎차'는 이달 중순부터 서울의 대형 유통체인에도 공급할 예정이어서 국내 시판보다 해외 수출이 빨랐다.

밤부스란트AG는 대나무건강나라의 '대잎차'를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유통망을 통해 유럽지역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 회사 유영군(54.사진) 사장은 전남대.담양군과 손잡아 10년 동안 대나무 잎을 활용한 차를 개발했고 이를 사업화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대나무건강나라를 설립했다.

유 사장은 "일본과 중국 등에서 댓잎차가 인기를 끌고 있는 점에 착안해 댓잎차 개발에 나섰다"고 말했다. 담양지역 대나무숲(4000평)에 23억원을 들여 하루 1.5~2t의 댓잎을 가공할 수 있는 공장도 설립했다. 은은한 댓잎 향이 나면서 녹차 특유의 떫은 맛을 제거해 지난 4월 국내에 온 유럽 바이어들의 호평을 받았다.

10년간 대나무 잎을 응용한 식음료를 연구해온 전남대 정희종 식품공학과 교수는 "댓잎차는 녹차보다 비타민 성분은 떨어지지만 카페인이 전혀 없어 성인병 예방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입덧이 심한 임신부가 마셔도 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편 유 사장은 3대째 창평쌀엿과 한과를 만들어 오다 1990년 농림부 지정 '창평쌀엿'명인으로 뽑힌 토속음식 전문가이기도 하다.

◆댓잎차 생산과정=6~8월에 대나무 새 잎을 따 향후 1년간 판매할 차를 만든다. 8월 이후까지 성장한 성숙한 대나무 잎은 분말을 만드는 데 활용한다. 댓잎 분말은 살모넬라 균이나 O-157 등 식중독균 제거 등 살균효과가 커 기능성 식품 원료로 사용되고 천연 색소나 식품첨가제로도 쓰인다.

최지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