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개막박두! CSK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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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총상금 4000만엔(약 4억원)의 제4회 CSK배 아시아바둑대항전이 5월1~3일 사흘간 서울 소공동 프라자호텔에서 열린다.

한국.중국.일본.대만 4개국이 5명씩 대표선수를 내세워 리그전으로 맞붙는 국가대항전이다. 상금 규모는 농심배보다 크지만 단 사흘 만에 끝장을 보는 가장 짧고 굵은 세계대회다. 이 대회는 지난 3년간 일본의 실리콘 밸리라 할 오키나와(仲繩)에서 열렸다. 대회를 주최하는 CSK그룹의 30여개 자회사가 주로 IT 서비스와 금융이 접합된 컴퓨터 관련 회사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이 대회가 경색된 한.일 관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열리게 된 것도 한국의 활발한 IT산업과 관련이 있다. 그러나 이 그룹 아오조노 마사히로(靑園雅淞)회장이 바둑대회를 여는 이유는 좀 색다르다.

"바둑이라고 하는 두뇌경기는 무한한 창조성이 있고 인간성을 풍성하게 한다. 효율성에 편중되기 쉬운 IT시대에 바둑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그는 말한다. IT 회사의 홍보보다는 IT 산업의 부작용을 막아줄 수 있는 바둑을 오히려 널리 보급하고자 세계대회를 열고 있는 것이다.

CSK배는 단체전 무적의 한국 바둑이 잇따라 고배를 마신 특이한 대회이기도 하다. 1회 때는 일본을 5대0으로 완파하는 등 최강의 실력을 과시하며 우승을 차지했던 한국은 2회 때 이창호-이세돌 원투펀치가 무너지며 일본에 우승을 내줬고 3회 때도 중국에 지며 2위에 그쳤다.

이번 한국은 이창호 9단.김성룡 9단.이세돌 9단.최철한 9단.박영훈 9단 등 5명이 출전한다. 지난해 유창혁 9단과 송태곤 7단이 김성룡 9단과 박영훈 9단으로 교체된 것이다.

중국은 랭킹 1위 구리(古力)7단부터 랭킹 5위 왕레이(王磊)8단까지 1~5위가 총출동해 역대 최강으로 꼽힐 만한 진용이다. 랭킹 순으로 나온 것은 아니고 선발전을 치렀는데 신기하게도 상위랭커 5명이 모두 선발된 것이다. 그러나 창하오(常昊)9단이 끼어야 더 강하다는 분석도 있다.

일본은 기성 하네 나오키(羽根直樹)9단을 필두로 근래 잘 나가는 기사들을 있는 대로 모았으나 그렇지 않아도 약체인 데다 대만 팀으로 전력이 분산돼 3위도 어려울지 모른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대신 일본 5관왕에 LG배 세계기왕전 우승자 장쉬(張)9단이 나서는 대만팀은 복병으로 지목되고 있다.

<선수 명단>

▶한국=이창호.김성룡.이세돌. 최철한.박영훈

▶중국=구리.저우허양(周鶴洋).쿵제(孔杰).후야오위(胡耀宇).왕레이

▶일본=하네 나오키.요다 노리모토(依田紀基).야마시타 게이고(山下敬吾).다카오 신지(高尾神路).유키 사토시(結誠總)

▶대만=장쉬.왕리청(王立誠).린하이펑(林海峰).왕밍완(王銘琬).저우쥔쉰(周俊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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