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모험기업>10. 건잠머리컴퓨터 (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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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건잠머리컴퓨터 주승환(周承煥.31)사장은 최근 벤처 캐피털(모험자본)

회사들로부터 장외시장 등록 요구를 자주 받는다.

벤처캐피털회사들이 건잠머리컴퓨터의 기술력과 미래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하지만 周사장은 이를 정중히 거절했다.아직 회사이름에 나타나 있는 회사의 목적을 실현하지 못했다고 보기 때문이다.이 회사의 이름 건잠머리는'일할 때 방법을 알려주고 필요한 도구를 준비해준다'는 뜻의 순 우리말. 건잠머리컴퓨터는 이 목적아래 지난 94년 周사장을 비롯한'서울대컴퓨터연구회(SCSC)'출신 85학번 4명이 주축이 돼 설립했다.회사 설립후 첫 작품이 PC게임용 CD롬 타이틀'게임나라'시리즈다.CD롬 타이틀 하나에는 보통 게임 하나가 수록된다.

그러나 건잠머리컴퓨터의 게임나라에는 하나의 CD롬 타이틀에 15개 안팎의 게임이 들어있다.무료소프트웨어인'셰어웨어'를 적절히 이용해 CD롬 타이틀 하나 가격으로 15종 이상의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얼핏보면 간단한 작업같지만 그때까지 누구도 상품화를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디어였다.현재 10개까지 출시된 게임나라 시리즈는 지난 3월 누적판매 80만개를 넘어섰다.

게임나라가 건잠머리의 외형을 키우는 기둥이 됐다면 설립 이듬해 국내 최초로 개발한'CD플러스'는 이 회사의 기술력을 한껏 발휘한 제품이다.

CD플러스는 CD롬타이틀과 음악CD를 합친 것으로 일반 오디오 CD플레이어와 컴퓨터의 CD롬드라이브 양쪽에서 완벽하게 재생이 가능한 획기적인 제품으로 인정받았다.이 덕택에 설립 첫해 9천2백만원에 불과하던 매출액은 95년 2억1천만원,지난해 13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48억원,내년엔 79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연평균 4백% 이상의 고성장을 실현해 멀티미디어업계의 정상권에 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건잠머리의 사업영역은 95년부터 멀티미디어분야로 확대된다.인터넷 홈페이지와 인트라넷 구축사업에 나서고 전자상거래시스템.디지털라이브러리 개발에 잇따라 성공했다.최근에는 동(動)영상을 실현해주는 엠펙시스템을 개발,수출에 나설 계획이다.이 회사가 현재 주력하고 있는 것은 DVD롬타이틀의 상품화.DVD는 CD롬보다 화질.음질이 뛰어난데다 고용량이어서 차세대 기억매체로 불린다.이미 타이틀 개발을 끝내고 7월부터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영화타이틀 20여종,게임용및 기획물 10여종을 일제히 출시해 DVD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周사장은“대기업계열 소프트웨어업체들도 이때쯤 DVD타이틀을 출시하겠지만 기술력에선 승산이 있다”고 자신했다.

멀티미디어사업분야에서 건잠머리가 지니고 있는 높은 기술력의 원천은 이 회사가 확보하고 있는 우수한 인력에서 찾을 수 있다.건잠머리의 임직원들은 대부분 서울대.한국과학기술원(KAIST)출신으로 멀티미디어분야에선 알아주는 베테랑들. 周사장은 이들을 모을 수 있었던 이유를“스톡옵션제를 실시해 임직원들로 하여금 회사가 잘되면 미래에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건잠머리의 장래계획은 명확하다.소프트웨어분야에서 정상을 차지한뒤 멀티미디어분야로 나서고 마지막엔 하드웨어사업에서 승부를 건다는 순차적인 발전전략이다.이를 위해 5년안에 영상산업의 메카인 미 할리우드에 뛰어들고 반도체 설계와 제작에도 나설 계획이다. 하지윤 기자

**회사개요

◇대표=주승환▶서울대공대 공업화학과(학사.석사)▶한국유니시스 시스템

엔지니어 ◇주소=서울강남구청담동 88의10 삼보빌딩 5층

◇전화번호=02-3444-6700 ◇직원수=28명

◇사내전문가정덕영(36)=기획관리실부장 ▶고려대▶한국유니시스

공공기관영업부목동수(37)=영업이사 ▶숭실대학교

전산학과김선기(32)=인트라넷개발팀장▶KAIST석사▶현대전자이광수(33)=개

발실장▶서울대 전기과▶LG전자연구소백종우(32)=DVD및

멀티미디어팀장▶서울대전기과▶KAIST석사

◇주력제품=▶CD롬타이틀'게임나라'▶CD플러스▶전자상거래

시스템▶인트라넷 솔루션'엑스트라 오피스'▶디지털 라이브러리▶엠펙

인코딩 및 리코딩시스템▶DVD및 DVD롬 타이틀

<사진설명>

기술력과 젊은 패기로 멀티미디어업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건잠머리컴퓨터 임직원들이 CD롬 타이틀'게임나라'시리즈와'CD플러스'를

손에 들고 있다.오른쪽에서 두번째가 주승환 사장. 김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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