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방지협약 불만 두목소리 - 진로그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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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진로그룹에 대한 채권은행단의 부도방지협약 발효이후 한달이 다 되도록 뚜렷한 경영정상화 조짐이 보이지않자 업계에서는'협약'의 효율성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경영권을 놓고 채권은행단과 진로 오너간에 줄다리기가 계속되면서 정상화 노력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있기 때문이다.

진로는 지난달 28일 채권금융기관회의에서 채무동결 결정을 얻어내 부도 위기는 넘겼지만 지금까지 회생을 위한 자금지원을 받지못하고 있다.매각대상 부동산도 전혀 안팔리고 있다.진로그룹측은 채권은행이 경영정상화보다 경영권 회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진로의 주거래은행인 상업은행을 비롯,한일.제일.서울은행등은 진로측에 무조건 포괄적인 주식포기각서 제출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반면 진로측은 이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기 어렵다며 각서제출을 미루고 있다.

한 진로 경영진은“장진호(張震浩)회장측의 주식을 무조건 포기하라는 것은 경영권을 내놓으라는 것과 마찬가지며,이 경우 내부인력통제가 어려워지고 사실상 구심점이 없어져 계열사.부동산 매각등의 자구노력이 차질을 빚게된다”고 강조했다.이런 식으로 가다 채권은행단이 정한 3개월(7월27일)시한내 진로경영이 정상화되지 못하고 결국 쓰러지는 것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협약이 효과를 내기위해서는 대상기업 선정때 미리 이 부분에 대한 합의가 전제되도록 하는 등의 개선안이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심지어 진로 관계자중에는“이런 식으로 지지부진할 바엔 차라리 채무동결은 물론 재산보전,전문경영인의 책임경영이 가능한 법정관리가 진로의 경영정상화에 도움이 될 것같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한편 진로가 내놓은 부동산중 LG와 남부터미널 부지에 대한 의향서를 체결한 것을 제외하곤 한건도 협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계열사로도 최근 부도를 낸 청주 진로백화점은 대우와 이랜드가,진로베스토아는 한국수퍼체인협회가,GTV와 양재동 화물터미널부지는 삼성그룹이 의사타진만 있지 더이상 진척이 없다. 김시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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