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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배우려 보신탕도 먹었죠' 아리랑TV 프로진행 루마니아인 그레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외국인의 눈으로 본 한국을 세계에 알리려 합니다.” 외국인이 주시청자인 케이블TV Arirang(아리랑.채널50)이 AFKN과 공동제작하는'Access Arirang'(금 밤8시10분)은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비디오 저널리스트가 돼 직접 한국의 풍물을 비디오 카메라에 담아 소개하는 이색 프로그램이다.

영어로 진행되는 이 프로의 MC는 독특하게도 루마니아인 스칼라토유 그리고레(27.Scarlatoiu Grigore.약칭 그레그.사진)다.부쿠레슈티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하던 그는 90년 서울대 외교학과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왔다.

현재 서울대대학원 석사과정에 있는 그는 체험을 통해서만 한국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해 한국학생들과 어울려 자취생활을 하고 낙지.회는 물론 보신탕등 외국인들이 혐오하는(?) 음식까지 먹어볼 정도로 한국배우기에 적극적으로 임했다.그레그는“열린 마음과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져야 다른 나라의 문화를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그인지라 프로그램 진행제의가 들어왔을때 선뜻 응했다.루마니아인임에도 영국에서 오래 산 외조부와 언어학자인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영어를 모국어 수준으로 구사한다는 것이 그에게 가산점을 주었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Access…'은 애드립이 많기 때문에 MC는 게스트들이 찍어 온 비디오를 보며 외국인들이 재미있다고 느낄 만한 것들을 순간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 만큼 한국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한다.

그점에서 볼때 인생의 가장 좋은 시절을 한국에서 보내 완전한(?) 외국인이 아님을 자처할 정도로 한국에 대한 애정을 가진 그레그가 적격이었던 것이다.

그는“외국인들에게 한국을 알리는 동시에 한국인에게는 외국인들이 한국을 보는 시각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두배.세배의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이제까지 방영된 아이템은 남대문시장,결혼식 야외촬영,효(孝),한국의 젊은 여성등. 외국인 한국어웅변대회와 정부초청장학생 작문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을 정도의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갖춘 그레그는 언젠가 루마니아에 돌아가면 외무부에 들어가 외교사절로 다시 한국을 찾고 싶다고.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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