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한 해 에너지 130억 아끼고 … 쓰레기 가스로 1만 가구 난방하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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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유 등을 생산하는 CJ제일제당 인천 2공장은 지난해 에너지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설비를 교체했다. 7억원을 투입했지만 연간 에너지 비용 8억원을 아낄 수 있게 됐다.

CJ제일제당은 일반 사무실부터 생산시설까지 모든 부문에서 에너지 비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서울 남산사옥 건물에 대한 에너지 소비 진단을 하고 전 사원이 참여하는 에너지 절감 아이디어 공모를 했다. 작은 것부터 에너지 효율을 늘려가겠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통해 168건의 개선안을 도출해 연간 6000만원가량의 에너지 비용 절감 효과를 거뒀다.

생산설비에서 사용되는 에너지 비용은 기업의 수익성과 직결된다. 이 때문에 CJ제일제당은 시설·설비 부문의 에너지 절감에 더욱 적극적이다. 최근 유가가 어느 정도 안정을 찾고 있긴 하지만 고유가 시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환율까지 고공행진을 하고 있어서 연간 에너지 비용은 7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CJ제일제당은 전국 19개 사업장에 ‘에너지혁신위원회’를 상시 기구화해 운영하고 있다. 이곳을 통해 수렴된 에너지 절감 대책을 실행해 연간 130억원에 달하는 에너지 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 에너지혁신위원회의 활동은 사내·외에서 폭 넓게 이뤄지고 있다. 이 위원회는 각 사업장에서 에너지 절감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실행하는 게 주요 업무다. 또 매월 보고회를 통해 각 사업장의 에너지 혁신 활동의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우수 사례를 지속적으로 발굴, 전파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식용유 등을 생산하는 CJ제일제당 인천 2공장은 지난해 새로운 설비 교체 작업에 7억원을 투자했다. 새로운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시설도 생산 물량을 늘리려는 시설도 아니었다. 에너지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시설이었다. 주로 설비 공정에서 발생하는 열에너지를 버리지 않고 재활용하는 설비를 도입했다. 이 설비 투자로 인천 2공장은 연간 에너지 비용 8억원을 아낄 수 있게 됐다. 투자 비용을 회수하는 데 채 1년도 걸리지 않은 것이다. CJ제일제당은 비슷한 제조공정에서 같은 원리로 에너지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확대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CJ제일제당 대부분 사업장에서는 이미 대기오염물질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1993년부터 청정연료인 LNG연료를 사용하고 있다. 또 제조 설비의 특성상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폐기물의 재활용률을 높여 폐기물 발생률을 최대한 줄여나가고 있고 이를 원가절감이라는 경영 성과와도 연결하고 있다. 친환경이 단순히 사회 공헌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기업 실적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제조환경 개선 노력을 인정받아 CJ제일제당의 전국 6개 사업장은 환경부가 지정하는 환경친화기업으로 선정됐다. 특히 햇반 생산 공장으로 알려진 CJ제일제당의 부산공장은 95년부터 환경친화기업으로 선정되기 시작해 2007년 환경 실사에서도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해 2012년까지 그 지위를 보장받게 됐다.

CJ제일제당의 제품 폐기물을 처리하는 경산 폐기물 센터는 두 종류의 폐기 시설을 갖추고 있다. 하나는 국내 대부분의 기업이 하는 소각 처리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미생물을 통한 자체 소멸 처리 방식이다. 이는 2008년 3월 도입됐다. 매일 1.3t의 폐기물이 미생물에 의해 분해돼 비료로 만들어진다.

지난해 8월에는 환경과 에너지 이슈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에코 프로젝트’를 발족했다. 에코 프로젝트에서는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인다든가, 포장재 문제에 대한 친환경적 해결 방안처럼 그동안 국내 기업이 단기적인 비용 문제로만 여겼던 에너지 문제를 사업과 사회적 관점에서 폭 넓게 다루고 있다. 이 때문에 에코 프로젝트에서는 연구소, 현장 기술, 마케팅, 영업, 구매 등의 거의 모든 사업 영역에서 인력을 뽑아 운용하고 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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