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우리종단은>불교 천태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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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우리 종단은 우선 국민들과 함께 하는 불교가 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종단의 3대 지표도 애국불교.생활불교.대중불교다.

대중불교를 향한 대표적 노력은 올해로 5회째를 맞는 천태예술제라 할 수 있다.불교 전통음악과 현대음악의 만남을 꾀하는 행사다.사찰을 새로 지을 경우 대부분 도심에 두는 것도 국민의 생활 속으로 파고 들기 위한 것이다.

때늦은 감이 있지만 종단의 인재양성을 위해 대학 설립을 계획중이며 무의탁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복지시설도 전국 몇군데에 계획중이다.

천태종은 다른 종단과 달리 신도들의 역할을 강조하는 것이 특징이다.종단내 최고의결기관인 종의회 의원도 스님과 신도가 각각 반으로 구성되고 지방 사찰의 살림을 꾸리는 이들도 신도들이다.

불교는 실천수행을 근간으로 삼는다.그래서 불교에서는 석가모니 당시부터 내려오는 안거(安居)라는 정진수도주간을 1년에 한두차례씩 갖는다.천태종에서는 신도들도 이 안거수행에 참여하는 것을 제도화하고 있다.신도들의 경우 낮에는 생업에 종사하고 밤에 인근의 사찰을 찾으면 된다.

6세기 중국 수나라의 지자(智者)대사에 의해 창시된 천태종은 천태산에서 만들어진 종단이라고 해 그렇게 불렸다.올해가 지자대사가 입적한지 1천4백년이 되는 해여서 오는 6월9일부터 천태종 총본산인 단양 구인사에서는 중국과 일본의 천태종 스님들이 참여한 가운데 이를 추모하는 열반대제법요(涅槃大齊法要)와 예술축제가 개최된다.

천태교리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삼국시대 초기라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으나 종파로서 문을 연 것은 고려 대각국사 의천(義天)스님이 개경의 국청사(國淸寺)에서 천태교관(天台敎觀)을 선포한 1097년이다.한국.중국.일본 3국에 같은 이름의 종단이 있는 불교종단은 천태종 뿐이다.

우리나라 천태종의 역사가 이처럼 깊은데도 불구하고 천태종에는 고찰(古刹)이 없다.일제때 조선총독부가 전국의 모든 사찰을 관리하는 바람에 빚어진 불행이다.총본산인 구인사도 상월(上月)조사가 1945년 창건한 것이다.현재 천태종은 전국에 1백70여 사찰,5백여명의 스님에 신도는 1백67만명이다(종단집계). 천태종은 선(禪)과 교(敎)를 병행하지만 경전을 중시하는 교종에 보다 가깝다.천태종의 기본 경전은 조계종의 금강경(金剛經)과 달리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이다. 김도원<金道圓.천태종 총무원 교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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