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고통속 살아가는 부상자 2,655명 - 고문으로 병동신세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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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차라리 그때 죽어버렸으면 이런 고통은 겪지 않을 텐데….살아남은 것을 후회한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80년 광주민주화운동때 척추에 총격을 받은뒤 휠체어에 의존해 사는 이광영(李光榮.44.광주시동구산수동)씨는“최근 수술을 다시 받았으나 효과가 없었다”고 한숨을 몰아쉬었다.통증을 이기지 못해 부인에게서 하루 6번씩 진통제 주사를 맞고 있지만 이젠 바늘을 꽂을 자리가 없어 욕창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李씨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꽁무니뼈에 총상을 입은 김용대(金容大.46.동구산수동)씨는 17년간을 침대에 누워 살고 있다.또 전남도청 시민군본부에서 마지막까지 저항하다 보안사로 끌려갔던 김영철(金永哲.39)씨는 81년말 출옥한뒤 고문 후유증으로 지금까지 정신병동에 갇혀있는 신세다.

이처럼 심신의 상처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은 병세악화로 숨진 83명을 빼고도 2천6백55명.도움없이 거동할 수 없는 중상자도 2백여명이다.

박영순(朴英洵.44)부상자동지회장은 “부상자들은 17년이 지난 오늘도 고통속에 살고 있다”며“국가기념일 제정등으로 5.18이 끝난게 아니다”고 말했다. 광주=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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