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균 신토불이냐,긴수명이냐 요구르트업계 효능 논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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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요구르트업체간'유산균 논쟁'이 뜨겁다.'신토불이형''수명이 긴 유산균'등을 주장하면서 업체마다 서로 자사(自社)가 사용하는 유산균이 좋은 유산균이라며 광고전까지 벌이고 있다. 유가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요구르트시장이 매년 10% 안팎의 신장세를 나타내면서 시장규모가 7천4백억원(96년 기준)이나 될 정도로 커졌다.

이에따라 각 업체들은 유산균 논쟁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자사 요구르트가 좋다는 것을 인식시켜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겠다며 유산균 논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선발업체인 한국야쿠르트는 자사의 발효유엔 자체 개발한'한국형 유산균'을 쓰고 있어 경쟁업체 제품보다 뛰어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측은 자사가 사용하는 유산균은 국내어린이의 분변에서 추출한'비피더스 롱검균'으로서 수입원료를 쓰는 다른 회사의 유산균과 달리 한국인의 몸속에서 잘 맞는'신토불이형'이라는 것. 이에대해 남양유업.서울우유.빙그레등은 각자 자사 유산균이 장내(腸內)에서 더 오래 살기 때문에 좋은 유산균이라고 받아치고 있다.

남양유업은 특히 락토바실러스.에시도필러스.비피더스등 7종의 유산균을 사용하는 자사의 불가리스 요구르트는 다른 제품에 비해 무려 3백배나 유산균이 많다는 주장이다.

서울우유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가 독자개발한'에시도필러스'라는 유산균주를 수입,발효시켜 만든 유산균으로 타사제품과 달리 비타민 A.B.C.D.E성분을 모두 수용해 장에 대한 효능에 뛰어나다고 밝히고 있다.

빙그레는 자사제품의 경우“유산균의 생존율을 더 높였다”며 한술 더뜬다.요구르트에 유산균이 아무리 많이 들어있어도 장에 도달하기전 위산(胃酸)에 의해 죽어버리면 효능이 별로 없기 때문에 신상품'닥터욥'에는 유산균을 캡슐에 넣어 죽지않고 장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한국식품개발연구원 박종현박사(미생물학)는“유산균주는 실제로 정장효과와 면역기능을 높이기는 하나 사람에 따라 균적응 정도가 달라 업체들이 주장하는대로 누구나 똑같은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고혜련 기자

<사진설명>

요구르트업체들이 시장선점을 위해 유산균의 수입.국산 여부에 따른

기능논쟁이 뜨거운 가운데 한 소비자가 매장에서 요구르트를 고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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