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자동매매 시스템 증권사들 앞다퉈 도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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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지난친 의존땐 證市혼란

증권사등 기관투자가들이 주식자동매매(일명 프로그램 매매)시스템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시스템은 주가가 일정 수준에 이르면 자동으로 주식을 팔거나 사들이도록 알려주는 것으로 선진국 증시에선 이미 오래전부터 실용화되고 있다.

동원증권의 경우 지난해'동원트레이더'라는 자체 시스템을 개발해 상품주식의 리스크 관리와 종목관리에 활용하고 있다.동원 김정태(金正泰)부사장은“주식시장 침체가 지속돼 투자분석가들의 판단만으로는 주식을 관리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시스템 개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 시스템은 국제수지.물가.주가변동.영업실적등 41가지의 증시환경 변수들을 이용해 주식투자 위험 요인들은 분석해내는데,사용자가 보유하면 좋을 종목과 매매조건을 입력시키면 최적의 포트폴리오(투자종목 구성)가 짜여져 종목명과 투자수량등을 제시해주고 있다.

동원증권은 이 시스템을 지난해 J투신에 판매한데 이어 최근 S투신과도 판매계약을 협의중이다.대우증권도 지난해 자동매매시스템 개발에 착수,실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이 시스템 개발 책임자인 채병권(蔡秉權)투자공학팀장은 “시험가동 결과 목표적중률이 65%에 달할 정도로 성능이 입증됐고 특히 약세장에서 진가를 발휘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대우증권은 이 시스템에 의해 주식을 운용하는'시스템 펀드'를 조성해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다른 증권사들도 비슷한 시스템 개발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증시 일각에서는 89년 미국 블랙먼데이의 주범이 이 시스템으로 알려져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지나치게 여기에 의존할 경우 자칫 증시를 혼란속에 몰아넣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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