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교포사회 對北 쌀지원 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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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미주지역 한인교포사회의 대북(對北)'쌀지원 운동'열기가 뜨겁다.지난해 가을 잠수함 침투사건등 악재로 인해 주춤하던 대북지원운동이 최근들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당초 한인교포가 집중된 로스앤젤레스에서 지난해 6월 북한의 수해피해가 전해지면서 북한돕기운동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한인청년단체연합체 형식의'북한 수재동포돕기 쌀 한부대보내기 운동'북미주 추진위원회(공동대표 최한규)결성이 대북지원의 도화선이 됐다.

북미주추진위는 뉴욕.시카고등을 거점으로 4개월간 모금운동을 벌였다.이 지역에서 가정주부와 청년등 자원봉사자들이 가두모금을 전개했으며 한인업소에 모금함도 설치했다.

추진위는 10만여달러를 모금해 세계식량계획(WFP)뉴욕사무소를 통해 북한에 전달했으며 지난달 15일부터 모금운동을 다시 벌이고 있다.

세계기아선교기구(회장 정종신 선교사)도 교계를 중심으로 역시 지난해 6월부터'북한동포 식량보내기 운동'을 전개,2만4천여달러를 모금했다.이 기구는 지난해 10월 80분량의 밀가루를 미국'남부 침례회 국제식량선교회'를 통해 북한'큰물피해 대책위원회'에 전달했다.

북한돕기운동을 가장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는 단체는 우리민족 서로돕기운동 미주본부(KASM)며,특히 워싱턴.볼티모어지부는 2~3월 두달간 10만달러의 성금(옥수수 5백상당)을 모았다.

KASM은 이를 유진벨재단(이사장 스티브 린턴)을 통해 북한에 보낼 예정이다.이 식량은 평양외국인학교 출신 미국인들이 북한에서 직접 분배할 예정이라고 KASM측은 밝히고 있다.

KASM의 로스앤젤레스지부도 지난달 10일부터'북한동포돕기 긴급 옥수수 1천 보내기 캠페인'을 시작했다.20만달러를 목표로 모금운동을 펴고 있다.

지난 95년 10월 결성된'북한수재민돕기 대책위원회'(사무총장 이승만 목사)도 교계를 중심으로 지금까지 10만달러를 모금,미국기독교협의회(NCC)를 통해 지원했다.특히 李목사는 지난 1월 비숍 탤버트 NCC회장등과 함께 방북,남포항에서 미국으로부터 운송된 6백70의 쌀을 포함해 모두 41만달러 상당의 구호물자를 전달하기도 했다.

개인차원에서 북한동포돕기운동을 펴는 교포들도 있다.평북 정주출신으로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홍순식(75)씨는 이산가족이 국제소포로 북한친척에게 쌀을 전달하는'통일쌀 우편배달'제도를 마련,교포사회에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북한 친지의 주소를 아는 한인이 쌀구입비 28달러를 보내면 옌볜사무소에서 중국쌀을 구입해 중국 우정국의 국제소포로 북한에 보내는 기발한 방식을 생각해낸 것이다. 김성진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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